▲ 조양현 마더스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이 주원인
3명중 1명 걸리는 흔한 질병으로
속쓰림·위산 역류 등 증상 보여
스트레스·음주·흡연 등도 한몫

약물치료보다 식습관 개선 중요
위 내시경 등으로 증상 확인 가능
약만 먹고 넘기면 만성질환 가능성
잠자기 전 음식 섭취·과식 피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외식은 줄고, 배달음식 섭취가 크게 늘어났다. 지역내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자 30대 주부 김씨는 어린 아이와 함께 마트 장을 보러 가기도, 삼시세끼를 모두 요리해 먹기도 힘들다. 그래서 저녁마다 치킨과 피자, 족발과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식사 후 씁쓰레한 신물이 식도를 통해 올라왔다. 급기야 상복부가 쓰리고 가슴 통증까지 느껴지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위식도 역류질환의 하나인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최근 들어 잦은 음주와 흡연, 서구화 된 식습관 등으로 김씨와 같이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은 환자 수가 많아졌다. 역류성 식도염은 치료를 받아도 80% 이상 재발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양현 마더스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알아본다.

◇위산 역류해 식도에 염증 유발

역류성 식도염은 위 안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3명 중 1명이 평생에 한 번 이상 앓을 만큼 흔한 질병이다.

식도와 위의 경계 부분에는 음식물이 넘어가면 닫히는 하부 식도괄약근이라는 밸브가 있다. 이 밸브는 음식을 섭취할 때만 열려 위에서 분비되는 강한 효소가 식도나 입 안으로 역류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이런 하부식도괄약근에 이상이 생기면서 잘 조여지지 않거나 계속 열려있으면 강한 위산과 효소들이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유발한다. 이를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조양현 마더스병원 내과 전문의는 “식도 점막은 위 점막과 달리 위산에 대한 방어 체계가 없기 때문에 위산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서 미란, 궤양 등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도 연동운동의 저하로 위산이 식도에 오래 머물러 있거나 하부식도 괄약근의 이완, 틈새 열공탈장 등에서와 같이 구조적 이상으로 인해 위산 역류가 쉽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쉽다. 또 복부 비만의 경우 복압증가로 인해 위산 역류로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내시경·식도산도검사 통해 진단

역류성 식도염은 스트레스, 야근, 회식, 음주, 흡연, 고지방식,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야식 등이 주된 원인이다. 또 식사를 급하게 하거나 과식을 하면 위산이나 위 안의 음식물의 역류가 잘 나타난다. 식도 아래나 중간까지만 역류하기도 하고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기도 한다.

조 전문의는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속쓰림과 위산역류 및 속이 타는 듯한 느낌이 있고 이외에도 목 이물감, 기침, 흉통 등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심혈관 검사나 호흡기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상기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는 경우 위내시경을 통해 진단한다. 다만 내시경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작은 기계를 식도 내에 삽입해 산도를 측정하는 ‘식도산도검사’를 시행한다.

속쓰림 등의 증상은 식도염에서도 나타나지만 위궤양, 위암, 십이지장궤양 등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통한 감별 진단도 중요하다.

조 전문의는 “내시경을 통해 식도염증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내시경적으로는 식도염증이 경미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증상은 경미해도 내시경적으로 식도염증은 심할 수 있다. 또 식도 하부의 염증 소견이 없는데도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내시경 소견과 증상의 정도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평소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

역류성 식도염 치료 목표는 증상 호전과 손상된 식도 점막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많은 도움이 된다.

조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과식을 하게 되면 위 내부의 내용물이 많아져 위산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삼가해야 한다. 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누운 자세에서 위산이 역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 역시 좋지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만, 흡연, 음주가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역류성 식도염은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은 증상이 매우 아프거나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소화기 관련 증상 대부분을 사람들이 가볍게 여기거나 대충 약만 먹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만성질환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로는 양성자펌프억제제, 항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를 사용한다.

조 전문의는 “대부분의 양성자펌프억제제 표준용량을 하루 1회 투약으로 시작해 치료효과를 관찰하며, 1회 투약에도 치료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하루 2회 투약하거나 다른 양성자펌프억제제로 변경한다. 이렇게 8주 정도 치료 후 증상 호전시 약을 중단할 수 있지만, 중단 후 1년 내 50% 이상에서 재발하는 경향이 있어 일정기간 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