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동선 감염사례 없지만

밀접접촉 자진검사 위해 공개

공개된 식당 등 매출피해 심각

클린존 인증시책 등 지원 시급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던 울산 동구의 한 음식점 입구에 휴무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방역당국에서 나와 방역도 다 하고, 소독도 자체적으로 다 했습니다. 근데도 다들 못미더워 하시니까 답답하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단 이유로 주홍글씨가 낙인처럼 찍힌 식당, 약국 등이 매출 급감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곳들은 확진자 방문 이후 방역당국으로부터 철저한 방역을 받았고 이후 또 자체적으로 소독을 실시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SNS와 인터넷 카페에선 ‘방문해선 안 되는 곳’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후 시간이 흘렀고 방역까지 마친 곳들의 경우 추가 감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오해가 큰 만큼 시민 의식 개선과 함께 지자체에서 피해 업체들 살리기에 나서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울산시가 지금까지 발표한 23명의 확진자 동선을 확인해보면 아직까지 울산에선 확진자와 같은 식당이나 마트와 같은 공간을 방문했다가 감염되는 2차 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감염 사례 중 상당수가 신천지 교인과의 직접 접촉이나 교인인 가족과의 접촉 등을 통한 감염이 많다.

실제로 정부와 방역당국도 확진자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대면 밀접 접촉을 하지 않았다면 2차 감염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고 본다. 또 확진자 방문 뒤 방역작업과 1~2일 임시 폐쇄가 이뤄질 경우 바이러스가 사멸해 매우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는 이유 역시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대에 있었던 불특정 다수에게 동선을 확인해 확진자와 밀접 접촉 했을 경우 자진 신고하고 검사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신종코로나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오히려 동선 공개에 포함된 장소는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시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방역을 다 마쳤음에도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업체들의 고통은 이어지고 있다.

4일 방문한 성남동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은화수식당’. 이 식당은 울산 3번 확진자가 지난달 19일 다녀간 곳이다. 취재진이 손님이 가장 많을 점심시간에 식당을 방문해 1시간 가량 식사를 하면서 지켜봤으나 식당을 찾는 손님은 1명씩 총 2팀 밖에 없었다. 이 곳은 확진자 방문 이후 방역을 완료하고 식당 내부를 깨끗하게 새로 닦고 소독했다. 그러나 확진자 방문 전과 비교해 평일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주말 매출 사정은 더 심각하다.

남구의 다른 식당 역시 인근 기업체 손님이 바짝 몰려들 시간임에도 확진자가 다녀갔던 식당은 주차장이 텅 빈 채였다. 동구의 한 식당은 방역을 실시했지만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식당 문을 닫은 채 포장과 배달 영업만 실시하고 있었다. 포장·배달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시민 우려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자구책이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울산시와 지자체에서 ‘방역 장소는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려 시민 의식을 개선하고 피해 업체들 살리기에 나서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의 경우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클린존 인증 마크제’를 실시하고 있다. 클린존 인증이란 방역을 거쳐 해당 장소가 바이러스 청정구역임을 알리는 시책이다.

은화수식당 사장 이승현씨는 “오해를 풀고 싶어 방역을 마친 후에도 가게 내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방역을 한 곳은 바이러스가 사멸해 안전하다는 걸 시에서 널리 알려줬으면 한다. 또 부산시가 실시하는 클린존 인증 시책 등을 벤치마킹해 울산시에서도 실시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중이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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