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선영 울산대 교수·수학과

고대의 세금 징수나 건축을 위한 수학에서 현대와 같은 수학 이론의 증명이 탄생한 것은 고대 그리스부터이다. 일상의 필요를 노예로부터 제공받은 귀족층의 여유로움의 유산이기도 하다. 그런 그리스인들이 집착했던 문제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작도 불능 문제이다. 작도란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을 이용해 도형을 그리는 고전 기하학의 문제이다. 이때 자는 눈금이 없으니 측량이 어렵고, 컴퍼스는 원을 그리고, 선분의 길이를 옮기는 데에 사용된다.

그리스의 3대 작도 불가능 문제는 각을 삼등분하는 문제, 정육면체의 2배 부피를 가지는 정육면체를 작도하는 문제, 원과 같은 넓이를 가지는 정사각형을 작도하는 문제이다. 각을 삼등분 하는 문제에서 그리스인은 직각을 삼등분하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임의 각을 삼등분하지는 못했는데, 이 문제는 지금도 종종 풀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3대 작도 불능 문제 중에 재미있는 전설이 있는 문제가 있다. 그리스 델로스 섬에 전염병이 심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자, 사제들이 그리스의 수호신인 아폴로 신에게 전염병을 없애달라고 기도하였고, 아폴로 신전의 정육면제 제단을 2배로 하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단의 각 변의 길이를 2배로 하여 정성드레 만든 재단으로 바꾸었는데도 여전히 전염병이 가시지 않자, 다시 사제들이 아폴로 신에게 갔다. 그런데 응답이 재단의 크기를 2배로 하라하였는데 8배로 하였으니 틀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원래 재단과 똑같은 것을 2개 갖다 놓았는데도 전염병이 사그러 들지 않았다. 다시 신전에 들어간 사제에게 아폴로는 2배의 체적을 갖는 정육면체 재단이라고 알려 주었다고 한다.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온 세 가지 작도 문제는 19세기에 들어와서 모두 작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스의 3대 작도 불능 문제 중 하나가 전염병과 연관 되어진 신탁의 전설을 갖고 있는 것은 인류가 전염병과 싸워온 일이 어제 오늘이 아니라는 말이다. 장선영 울산대 교수·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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