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를 읽겠다고 물가에 앉았다가
물소리를 쓰겠다고 절벽 아래 귀를 열고
사무쳐 와글거리는 내 소리만 들었다

 

▲ 김정수 시조시인

물가에 앉아 물소리를 읽고 시심을 틔워 글을 쓰고자 한다. 낭떠러지 험한 길 내려와 자리를 잡았을 때, 비로소 읽고 쓰는 작위가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사무쳐 와글거리는 내 소리만 들었다’는 진술은 얼마나 도저한가. 시끌벅적한 것은 물소리가 아니라 내 안의 내 소리인 것을! 흔들리는 깃발의 원인이 바람 아닌 ‘너의 맘’에 있다는 선문답이 문득 떠오른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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