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도 봄꽃이 만발했다. 태화강변에는 유채꽃이 노랗게 폈고 시내 가로변에는 벚꽃이 한창이다. 코로나19를 걱정하며 ‘집콕’을 해온지 한달이 넘어가면서 갑갑증을 느끼던 사람들을 바깥으로 불러내기 딱 좋은 계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더 집중하자는 정부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꽃길로 향하고 있다. 4월6일 개학을 목표로 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실한 시점인만큼 사람들이 의식에 맡기는 단순한 홍보로는 부족하다. 작천정, 무거천 등과 같은 벚꽃이 집중된 장소에 사람이 몰릴 것에 대비한 적절한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울산지역 현재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37명이다. 사망자는 여전히 0명이고 완치자는 계속 늘어나 19명에 이르렀다. 지난 18일 6명의 확진자가 추가된 뒤 19일부터 23일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가 24일 1명이 추가됐다. 진정세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면서 사회 활동이 조금씩 재개되는 모양새다. 아예 문을 닫았던 전통시장들 가운데 울주군에 자리한 언양시장과 남창옹기종기시장, 덕하시장, 덕신1·2차시장 등은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급속하게 확산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 안심할 단계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꽃구경을 다녀왔다가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이 나오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초·중·고교 개학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나서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워낙 전염성이 강한데다 공기 중 전파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므로 야외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사방이 트인 벚꽃단지 등에서 대비책 마련은 쉽지 않다. 우선은 일대에 대한 수시 방역이 가장 중요하다. 또 주변 식당 등 다중집합시설에는 반드시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체온 측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마스크 착용과 2m이상 간격 두기에 대한 현장지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어떤 대책 보다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주의다. “한 사람의 방심은 다른 사람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정 총리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또한 40대 이하 환자의 치명률이 걱정했던 것보다 낮다고 알려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클럽과 술집 등으로 몰리고 있다. 본인은 치명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확진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성숙된 공동체 의식이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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