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액공정을 써서 전자소자를 제작할 방법을 찾아낸 UNIST 김봉수(왼쪽) 교수.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인쇄하듯 전자회로를 찍어내는 용액공정만을 써서 전자소자를 제작할 방법을 찾아내, 대형 TV를 만드는 대면적 OLED 같은 전자소자의 제작비를 낮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UNIST는 자연과학부 김봉수 교수팀이 연세대 조정호 교수팀, 서강대 강문성 교수팀과 공동으로 용액공정만 이용하는 ‘전용액공정’ 방식을 통해 트랜지스터와 논리회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용액공정은 전자소자를 구성하는 재료를 용매에 분산한 뒤, 잉크젯 프린터로 찍어 내듯 전자소자를 만드는 방식이다. 값비싼 진공 장비를 사용하는 것보다 저렴하지만, 용액공정 중에 소자를 만드는 재료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용액공정을 사용하면서도 소자를 이루는 다양한 재료를 보호할 수 있는 ‘가교제’를 개발해 기존 문제점을 해결했다. 가교제는 마치 ‘다리’처럼 전자소자의 재료(고분자, 금속 나노입자 등)를 이으면서 단단히 잡아주는 덕분에 소자 재료들은 ‘똘똘 뭉쳐’ 적층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기계적 손상에도 버티게 된다.

연구팀은 개발된 가교제를 이용해 전용액공정으로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논리회로로도 제작해 성능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전자재료의 고유한 전기적 특성이 잘 유지됐고 논리회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김봉수 교수는 “가교제는 일종의 부도체이기 때문에 많은 양이 첨가되면 전자소자의 성능이 저하되는데, 이번에 개발한 가교제는 분자 하나당 결합 가능한 입자가 네 개나 돼 소량만 첨가해도 원하는 성능을 얻을 수 있다”며 “기존 가교제 대비 10분의 1 양만 첨가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다 전극, 절연체, 전하수송체 등과 같은 다양한 소자 구성 재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3월23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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