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20대 국회’가 ‘최악의 21대 선거’를 만들고 있다. 4·15 총선은 21대 국회와 향후 국정이 비례정당의 의석에 좌우되는 이상한 선거가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6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의 정당 등록 승인이 헌법을 침해했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결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유권자들은 어쨌든 이번 선거에서 정당투표를 해야만 한다.

독자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제외하면 현재시점의 정당별 의석수는 민생당 20석이고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0석이다. 정의당 6석이다. 민주당 탈당 의원의 입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7석이 된다. 의석수로는 시민당이 정의당에 1석 앞서지만 ‘지역구 의원 5명’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전국 통일 기호 부여 우선 대상에서 제외돼 네 번째 칸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같은 1번은 어렵더라도 한자리라도 앞당기기 위해 막판 ‘현역의원 파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만든 미래한국당은 순번이 같은 두번째 칸을 확보해놓아 다소 느긋하다. 순서는 내일 후보등록 마감을 기준으로 의석수에 따라 결정된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의 꼼수정치가 멈추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심판은 유권자의 몫이다. 비례대표 투표 방식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투표를 통해 옳고 그름을 가려내야 한다. 새로운 선거법에 문제가 있는지, 그 빈틈을 비집고 위성정당을 만들어 새로운 선거법을 무력화한 미래통합당에 문제가 있는지, 강력비판하다가 또다른 꼼수로 뒤좇아간 더불어민주당이 문제가 있는지, 이제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만 남았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한 정당투표 결과에서는 더불어시민당이 28.9%, 미래한국당이 28.0%로 나타났다. 이 투표 의향이 정당투표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두 정당은 나란히 16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일은 20일이 채 안 남았다. 코로나19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많은 유권자들은 선거에 관심을 가질 겨를조차 없다. 정치인들의 고단수 꼼수는 이해조차 버겁다. 하지만 투표는 반드시 해야하고, 후보에 대한 투표도 중요하지만 정당투표의 중요성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어떤 후보가, 어떤 정당이 내 삶을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를 꼼꼼하게 살펴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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