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내어야겠구나 끊어버려야 하겠구나
끊어낼 수가 없구나 끊어낼 길 없구나
대가리 높이 쳐든 채 꼬리 잡힌 저 코브라

▲ 김정수 시조시인

‘높이 쳐든’ 코브라의 ‘대가리’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욕망, 그 가운데서도 자기를 내보이려 하는 현시욕(顯示慾)이다.

‘끊어 낼 수’도, ‘끊어낼 길’도 없는 이 욕망, 시도 때도 없이 대가리를 불쑥불쑥 쳐드는 괴물이니 얼마나 버겁겠는가.

자기보존력인 코나투스를 함부로 내몰기보다는 도닥도닥 달랠 일이다.

용트림치는 기세라 할 지라도 그 끝자락에 매달린 꼬리는 이미 붙잡혀 어찌할 수 없는 것임을.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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