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지방화 시대가 시작된 후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 그것은 각 지역마다 특산품을 개발해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만 해도 배와 미나리, 단감 등 오래 전부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농산품이 타 지역으로 팔려 나가고 있고 요즘 들어서는 서생의 난 그리고 농소의 딸기와 국화까지 특산품이 되어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농산품의 수출로 농가 소득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일부 농산품들이 이렇게 대외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도 정작 우리농산물 판매에 앞장서야 할 지역 유통업체에서 우리 농산물 판매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울산시가 조사한 울산지역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의 우리농산물 판매 현황을 보면 전체 농산물의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타 도시에 비해 크게 낮은 숫자이다. 지형적으로 보면 울산은 공업도시지만 인근에 농촌이 많고 또 바다가 가깝기 때문에 지역농수산물의 생산이 많아 울산지방에서 판매되는 농수산물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이런 예측과는 달리 실제로 울산의 대형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숫자가 낮다.

 유통업체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우선 울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경우 품목이 제한되어 있고 또 일부 품목은 소비자 선호도에서 타 지역 상품에 비해 뒤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급에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즉 울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대부분이 계절적인 생산품이 되어 연중 공급이 어렵고 또 일부 품목의 경우는 처음에는 공급 물량과 품질이 만족스러울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질이 떨어지는 상품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일의 경우 배를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상품이 없다는 말을 한다. 울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품질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유통업체의 이런 지적을 울산 농민들이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유통업자들 역시 자신들이 먼저 지역 농산물을 아끼는 마음으로 많이 팔려는 노력을 보일 때 지역 농산물의 품질이 타 지역에 비해 좋아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