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5월20~24일로 예정됐던 태화강국가정원 봄꽃축제가 취소된 가운데 현재 울산시는 봄꽃 개화 기간 태화강국가정원 개방 여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 봄꽃축제와
대공원 장미축제 진행 불가
상춘객 몰리면 꽃 파쇄 검토
호크니 수선화 그림 SNS 공유
뉴욕역사협, 꽃태그 릴레이 등
디지털 꽃 전시 대안들 쏟아져

올해는 ‘태화강국가정원 봄꽃축제’(5월20~24일)와 ‘울산대공원 장미축제’(5월15~17일)를 모두 만날 수 없게 됐다. 상춘객들이 바이러스 전쟁 주적으로 지목받으면서 봄을 상징하는 다양한 꽃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꽃놀이 타이밍제’ ‘디지털 꽃 전시’ 등 다양한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봄꽃 축제들을 일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울산만의 사례는 아니다. 전국적으로 봄꽃 축제 취소와 꽃 파쇄 등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극약 처방을 내놓고 있다.

앞서 매년 관광객이 30만명 이상 방문하던 삼척 맹방 유채 꽃축제가 취소됐다. 그럼에도 상춘객이 몰리자 삼척시는 지난 3일 5만5000㎡(약 1만6000평) 유채꽃밭을 갈아엎었다. 이어 부산 강서구도 최근 대저생태공원의 유채꽃밭(76만㎡)을 갈아엎는 등 전국 곳곳에서 ‘꽃의 수난’이 속출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해 트랙터로 갈아엎는 것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고 한다.

태화강국가정원에도 상춘객이 몰릴 경우 봄꽃 파쇄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울산시는 울산대공원 장미원과 태화강국가정원의 봄꽃 개화기간 개방 여부, 봄꽃 파쇄 등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는 ‘꽃놀이 타이밍제’를 고안해냈다. 석촌호수는 오전 5시부터 9시까지 4시간만 문을 개방하는데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꽃 구경을 하려고 꼭두새벽부터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을 반영해 예술 작품으로 봄을 전하는 ‘디지털 꽃 전시’도 화제다. 국경을 넘나드는 랜선 꽃 감상이다.

▲ 덴마크 루이지애나미술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최근 덴마크 루이지애나미술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생명력이 느껴지는 싱그러운 초록 들판과 봄의 전령 노란 수선화가 그려진 작품이다. 이 게시물에는 ‘그들이 봄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Do remember they can’t cancel the spring)’라고 적혀 있다.

미술관은 “데이비드 호크니가 긍정적인 메시지와 아름다운 봄 드로잉을 보내왔다”면서 그가 봉쇄된 노르망디(프랑스)로부터 그림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호크니 그림은 SNS 사용자들로부터 빠르게 공유되면서 온라인상에 봄이 왔음을, 그리고 지금의 위기가 봄을 취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또 뉴욕 역사 협회(New York Historical Society)가 사과꽃을 그린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된 ‘#MuseumBouquet’ 해시 태그 릴레이도 인기다. 코로나로 문을 닫은 미술관이 꽃을 주제로 한 회화·조각·사진·옷 등을 올리고 다른 기관을 태그하는 방식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퍼진 이 캠페인은 전 세계 300곳 이상 미술관에서 이어지고 있다. 석현주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