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산불의 절반 이상 3~5월 발생
폐기물 소각·입산자 부주의 등 원인
국민 산림사랑 실천운동 필요한 때

▲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봄이 오면 산천은 꽃을 피우고 푸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움츠렸던 몸을 펴고 새로운 세상을 보듯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게 되지만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와 강풍이 몰아치고 때 아닌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산불, 황사 등이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최근 산림 모습은 재선충으로 많은 소나무가 고사했고 강풍과 산불로 훼손되어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지금의 산림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과거 황폐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정부에서 추진한 치산녹화 사업에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참여해 수많은 나무를 심고 가꿔 과거의 민둥산을 오늘날의 풍요로운 산림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산림이다. 숲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으로 소중히 가꾸어 온전하게 후손에게 물러줘야 하는 자산이다.

숲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수원함양, 산소생산, 온실가스 흡수 등 산림의 공익적 기능이 2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 한 사람당 428만원의 혜택을 매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중한 자산이 훼손되고 있어 산림을 지키는 일에 국민적 관심과 행동이 함께 해야 할 때다.

이번 봄도 예외가 아닌 듯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계속되어 매일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9일 1시30분 경 울주 웅촌 대복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초속 20m가 넘는 강풍으로 불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축구장 260여개의 면적에 해당하는 200㏊의 산림이 소실되는 큰 피해가 발생 했다.

최근 5년 동안(2015~2019) 발생한 산불은 1만3815건이 발생해 67명이 사망하고 401명이 부상을 당했다. 재산피해 액이 1768억1600만원, 연 평균 353억6300만원으로 인명 피해와 함께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산불이 연중 발생하고 있지만 봄철인 3~5월에 발생하는 산불이 7070건으로(51.2%) 절반이 넘고 인명 피해가 많아 산림을 지켜나가기 위해 봄철 산불 예방이 더 중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울산지역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200건의 산불이 발생해 5명이 부상을 당했다. 산불 예방을 아무리 강조해도 매년 산불이 발생하고 지난해에만 653건의 산불이 발생해 3255㏊의 산림이 소실됐다.

산불의 추세는 대형화되고 피해기간도 장기간 지속되는 등 재난성 피해로 이어지고 이러한 피해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반복되고 있다. 봄철이 한 해 발생하는 산불 피해 면적의 95%를 차지할 정도다. 주로 논이나 밭두렁에서의 폐기물 소각이나 입산자 부주의로 인해 일어나는 산불이 대부분이다.

그 동안의 대형 산불을 보면 2017년, 2018년 2년간 100㏊ 이상 피해가 발생한 대형 산불 5건이 모두 고성, 강릉, 삼척 등 강원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지난해 4월4~5일 강원도 고성·속초와 강릉·동해·인제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림525㏊가 소실되었고 피해금액은 1291억원, 인명피해는 사망 1명, 부상 11명이며 주민 4600여명이 대피해야 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대형 산불은 대부분 경북 칠곡·울진·고령·예천·영덕, 경남 산청, 울산 울주로 영남지방에서 발생했으며 그 중에서 2013년 3월9일 울주 언양·상북에서 발생한 산불은 피해면적이 280㏊ 피해액은 40여 억원에 달했으며 54명의 이재민이 발생 했다. 이 산불이 울산지역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산불로 기록되었다.

소중한 산림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산불을 방지해야 하고 산림을 훼손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 1위가 등산이다. 숲이 주는 효과를 누리고 건강 증진과 마음의 여유 찾기 위해 등산객 수가 매년 늘고 있어 산림훼손과 산불 발생이 우려 된다. 지금의 산림은 단기간에 이루어 낸 것이 아니다.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어온 결과이다. 산림의 가치를 보다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고 후대에 아름다운 산림을 물려줄 수 있도록 지금부터 국민 산림사랑 실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