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 개시일은 오는 5월30일이다. 당선인들에게는 40일 가량의 기간이 남아 있다. 치열한 선거를 끝낸 뒤 모처럼 찾아온 휴식시간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주민들의 여망을 생각하면 결코 헛되이 보내서는 안되는 기간이다. 특히 울산은 6개 선거에서 중구 박성민 당선인, 동구 권명호 당선인, 울주군 서범수 당선인 등 3명이 초선의원인데다 남구을 김기현 당선인도 공백이 있었던 만큼 새출발을 위한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20대 울산지역 국회의원의 선수를 모두 합치면 15선인데 반해 21대는 12선에 그친다. 국회부의장과 당사무총장 출신까지 있었던 20대 국회의 전력을 유지하려면 출발선에서부터 신발끈을 다잡아 매야만 한다.

우선적으로 할일은 지역 단체장들과 전략적 협력관계의 회복이다. 현재 울산광역시와 5개 구·군단체장들이 모두 민주당 소속인 반면 21대 국회 진출은 미래통합당이 5석이고 민주당이 1석이다. 20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1석에 불과했지만 진보측인 민중당 1석과 무소속 1석이 있었으므로 업무상 협조를 구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게다가 아직 민주당에 대한 시민적 기대감도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여론을 이끌어가기도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21대 국회는 미래통합당이 5석을 가져갔을 뿐 아니라 정당지지도를 엿볼 수 있는 비례투표에서도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39.59%로 압승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26.76%)에 12.83%P나 앞섰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정권을 맡겼던 울산시민들이 2년도 채 안돼 신뢰를 상당히 거두어들인 셈이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압승한 것과 상관없이 울산에서는 ‘울산형 협치’가 매우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당선인들이 지역현안을 두루 꿰고 있는 단체장 출신이라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현안 파악이 빠르기는 하나 현안의 우선 순위와 방향에 있어서는 완전히 정반대의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대화를 통해 조율하지 않으면 국가적 지원을 끌어내야 하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협조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 대화의 시기는 국회 상임위 배정이 결정되기 전인 지금이 적기다.

보좌진과 지역구 사무실 조직 구성에서도 시민들의 기대치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의원의 능력은 곧 보좌진의 역량이라고도 한다. 특히 초선의원들에게 있어 국회 보좌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미래통합당의 의석이 대폭 줄어든 만큼 유능한 보좌진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선거보은인사로 보좌진과 지역구 사무실을 채우다간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울산 시민들의 기대치를 반영한 엄중한 기준을 세우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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