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여론조사 하락에 불안해진 트럼프, 소리지르고 소송 위협까지"

▲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살균제 주입' 발언의 후폭풍으로 재선 가도가 위험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선거캠프 책임자에게 화풀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저녁 참모들과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하고 살균제 발언에 비판 세례가 쏟아지는 데 대해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그 직후에는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마구 소리를 질렀다고 3명의 소식통이 CNN에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과 관련해 파스케일 본부장을 질책하고, 심지어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CNN은 지난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전망에 대해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으며, 파스케일 본부장을 혼낸 것은 그러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분석했다.

    문제의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법을 놓고 "주사로 살균제를 몸 안에 집어넣는 방법은 없을까", "몸에 엄청나게 많은 자외선이나 아주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실험해보라"는 등 비과학적 발언으로 비난을 초래한 다음날 이뤄진 것이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공화당 인사는 "대통령은 자신이 브리핑을 망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행사에 참석한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오른쪽)과 트럼프 대통령 며느리 라라 트럼프(왼쪽)
[EPA=연합뉴스]

    살균제 브리핑 하루 전이자 문제의 통화 이틀 전인 지난 22일에는 파스케일 본부장과 핵심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격전지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데이터와 내부 선거운동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고 CNN은 전했다.

    당시 브리핑에서 파스케일 본부장과 로나 맥대니얼 RNC 위원장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이 주요 경합주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 오히려 지장을 주고 있다는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브리핑을 줄일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외부일정 제한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참모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 내용에 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참모들의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를 쏟아낸 24일 밤 통화 이후에도 파스케일 본부장과 함께 사태 수습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에서 재선운동을 지휘하던 파스케일 본부장은 최근 워싱턴DC로 복귀해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만나 재선 전략과 새 선거 광고 등을 논의했다고 CNN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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