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방관들, 하루 119원 모아 매달 1천만원 지원

▲ 인천소방본부, 화재 피해 공장에 성금 전달[인천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소방관들이 성금을 모아 화재 피해자를 지원하는 인천소방본부 '119원의 기적' 캠페인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캠페인은 인천 소방공무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루 119원씩 성금을 모은 뒤 화재나 사고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선 소방 공무원들의 제안으로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의 가입 인원은 현재 3천300여명에 이른다.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소방관이 2천800명에 이르고, 소방관들의 의미 있는 기부에 동참하는 기업 임직원과 일반 시민도 500명을 넘어섰다.

    혼자서는 하루 119원씩 한 달간 모아봤자 기부액이 커피 한 잔 값 정도인 3천570원에 불과하지만, 3천300명이 모이니 최근에는 매달 1천178만원의 성금이 쌓이고 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화재나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해 생계 유지조차 어려운 피해자들을 위해 신속하게 지원된다.

    작년 10월 강화도 콩나물 공장 화재로 일터를 잃은 발달장애인 50여명을 위해 1천만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새해 첫날부터 아파트 화재 피해를 본 계산동 한부모 가정에도 300만원의 성금을 지급했다.

    뇌전증을 앓는 초등학생 자녀 때문에 구급차를 자주 요청하면서 매번 미안해하던 어머니도 홀로 생계를 꾸려가는 딱한 사정이 알려진 뒤 100만원의 성금을 받았다.

    마트 에스컬레이터 정비 작업 중 계단에 끼어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스무살 청년은 300만원을 받아 치료비에 보탤 수 있게 됐다.

    이날 현재까지 누적 성금 5천300만원 중 7건 2천300만원은 이처럼 도움이 절실한 피해자들에게 지급됐다.
 

'119원의 기적' 캠페인 가입하는 KB국민은행 경인본부[인천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임무를 완수하고도, 현장에 남겨진 피해자 걱정에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았지만 119원의 기적 캠페인으로 피해자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한다.

    정상기 인천소방본부 조직예산팀장은 "30년 가까이 소방관으로 일했지만,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해도 소방관 혼자서는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기 어려워 속만 태울 때가 적지 않았다"며 "도움이 절실한 분들을 위해 캠페인에 동참하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119원의 기적 캠페인 참여는 인천소방본부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개인·기업 명의로 신청할 수 있으며, 119원 기부액은 법정 기부금에 해당해 영수증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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