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면 지리라 지면 잊으리라
눈 감고 길어 올리는 그대 만장 그리움의 강
져서도 잊혀지지 않는 내 영혼의 자줏빛 상처

▲ 김정수 시조시인

5월의 푸른 하늘 아래 조용히 벙근 모란, 올 때 이미 떠날 것을 마음에 두고 왔을까. 만 길이나 높고 깊은 곳에서 깨끗이 길어 올렸다가 이내 지는 모란꽃. 어느 봄날 아무런 말도 없이 왔다가 무심히 꽃잎을 흩어놓고 가버리는. 잊겠다 해놓고 못잊을 여운으로 남게되는 만장(輓章)의 길. 소멸되지 않은 ‘영혼의 자주 꽃빛 상처’ 많이 아프겠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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