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5일까지 울산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 Defensive Measure 2016 single channel video 5min 2016

손종준 작가의 ‘Defensive Measure’의 금속조각 작품 6점, 사진작품 7점, 영상작품 1점이 울산시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 작은미술관에 초대되어 6월5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스물여덟 번째 미술산책에서도 소개됐던 손 작가는 사회적 현상에 의한 인간행동의 다양성을 연구하면서 ‘사회적 약자’로 불리거나, 스스로가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는 인간형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위한 ‘보호 장치’를 2004년부터 제작해왔다.

최초의 사회적 약자라는 범위는 정신적, 신체적인 장애, 콤플렉스를 안고 사는 사람들 등이 여기에 속했다. 하지만 스스로가 ‘나는 사회적 강자일 것인가’라고 되물었을 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그 범위의 규정을 넓혀 ‘평범하다’라고 하는 일반적인 사람들, 사회에 대한 존속과 회피를 모두 경험하고, 타인에 의해 확장 또는 축소되어지는 거대한 사회와 작은 개인의 경계에서 정체성을 자각하지 못하는 존재, 또는 지속되는 삶에서 그것이 익숙해져 버린 존재로 그 대상을 전환했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영상작업이다. 영상에는 한 명의 여성이 금속조각 작품을 착용하고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이 여성의 퍼포먼스는 연출이 아니라 작가의 전시를 보고 스스로 보호적 장치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연락해왔다. 작가와는 1년 정도 소통을 해왔고, 카메라 앞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혼자 약 5분간의 퍼포먼스를 펼친다. 영상 모니터 앞에 걸려 있는 금속조각 작업 1점이 그녀의 아픔과 고통이 어떤 것과 관련이 있는 것임을 짐작케 하면서 그 고통이 관람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보호 장치’를 필요로 하는 것은 특정한 다수가 아닌 듯하다.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은 인류의 기본적인 바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마스크는 인류의 ‘보호 장치’가 되었다. 물론 손종준의 작업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콤플렉스’이지만 인간이 가장 상위의 동물이라고 여겨왔던 인류가 재난이나 재해 앞에서는 한 없이 나약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때, 그 자체가 콤플렉스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가 자본주의 사회에 농연과 같이 깔려있는 개인주의 의식을 환기하고자 하는 것에 그 제작 목적을 두고 있듯, 이번 전시를 통해 현재 우리가 가져야 하는 ‘공동체 의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전시는 예약 관람제로, 미리 전화를 하거나 현장에서 기다렸다 관람할 수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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