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준공한 4차선 도로가 진출입로 부재로 1년째 제기능을 못하면서 "차량없는 도로"로 변모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 위험까지 초래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99년 10월 130억원(부지보상비 포함)의 예산을 들여 남구 야음동 울산관광호텔~옛 야음역 2.5㎞구간의 왕복 4차선도로를 지난해 2월 준공했다.

 그러나 시는 울산관광호텔에서 여천공단(장생포, 여천공단) 방면으로 통행하는 차량들의 여천오거리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한채 여천초등학교와 여천오거리 입구에서 800여m를 우회하도록 도로를 개설, 통행 차량이 거의 없다.

 또 여천공단·장생포에서 울산관광호텔 방면으로 운행하는 차량들도 진입로 부재로 인한 먼거리 우회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차선유도 없이 진입을 일삼으면서 여천오거리 일대의 교통사고 위험을 빚고 있다.

 특히 시는 당초 여천오거리 일대 신호체계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이 도로와 연결되는 진출입로 개설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 도로변 주민들의 편의와 도시계획도로 등의 명목을 내세워 개설을 강행, 아까운 예산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

 운전자들은 "기존 수암로 일대의 출퇴근시간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 도로를 만들었으나 여천오거리 진출입로가 없어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차량통행없는 도로를 개설하느니 차라리 다른 시급한 도로에 예산을 투자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부터 이 도로는 여천오거리와 연결될 수 없어 우회도로로 계획됐다"며 "언젠가 개설돼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했고, 향후 여천오거리가 입체화되면 제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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