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깡’ 커버 영상을 올린 한 유튜버. 유튜버 채널 캡처

비 2017년 발표곡 ‘깡’ 뮤비
밈 현상으로 다시 눈길 끌어
조회수 천만·댓글 10만개 등
유튜브·SNS 등에서 큰 인기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백신이 개발되면 돌아오지만, 깡을 시청하기 전의 세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38)의 노래 ‘깡’ 뮤직비디오에 게시된 누리꾼 댓글이다. 비가 2017년 11월 발표한 곡 ‘깡’ 뮤직비디오가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깡’ 영상을 하루에 한 번 필수적으로 시청해야 한다는 뜻을 가진 ‘1일 1깡’이 유행을 탄 덕분이다.

공식 뮤직비디오 영상은 22일 기준 조회 수가 988만건을 넘겼고, 댓글도 10만개를 돌파했다. 댓글난은 “‘모닝깡’(일어나서 깡 시청하기)하러 왔다” “깡을 듣고 하루를 마친다” 등 깡 영상에 중독된 이들의 글로 북새통이다.

처음 시청했을 땐 영상이 왜 인기를 끄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30 섹시 오빠’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등 가사가 요새 감성과는 뒤떨어졌고 다소 촌스러웠다. 랩 부분과 리듬 앤드 블루스(R&B) 부분이 번갈아 나오는 것도, 과하다고 느껴질 만한 안무도 마찬가지였다.

영상을 끄려다 무심코 댓글 창을 봤다. 신세계였다.

깡 뮤직비디오 댓글난은 일종의 거대한 커뮤니티였다. “사실 뮤비는 별 관심 없고 댓글 구경하러 오신 분들만 엄지를 슬며시 들어주세요”라는 댓글에 3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창의적인 ‘드립’(‘짧은 농담’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도 끊이지 않았다. “왜 요즘에 활동 안 하세요. 왜 깡깡무소식일깡”부터 “님아, 그 깡을 건너지 마오”까지 다양했다. “깡지순례(깡+성지순례)”라는 댓글도 있었다.

일반인들이 깡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하는 ‘깡 커버’ 영상이 유튜브에 등장하는 등 제2, 제3의 깡도 늘어나고 있다. 한 여고생이 올린 깡 커버 영상은 21일 기준으로 조회 수만 260만건을 넘겼다. 유튜브 시청자들이 2017년 나온 비의 깡 뮤직비디오에 열광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일종의 ‘밈(meme·패러디되거나 변조되며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 콘텐츠 놀이)’ 현상으로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힙합 장르와 비라는 가수가 어울리지 않았고, 노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에 초기에는 이를 조롱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처럼 되며 인기를 끌었다”며 “이후 관심이 점점 늘고 유명해지다 보니 일종의 밈이 되고, 노래와 가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