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감염 불안 고조…울산시, 관내 택배터미널 12곳 방역 점검

전문가 “박스에 묻은 바이러스

생존시간 짧아 전파가능성 낮아

택배상자 집밖에 하루 놔두거나

개봉후 손씻어 감염 차단” 조언

▲ 자료이미지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김혜은(여·32)씨는 최근 택배가 도착하면 일단 택배 박스에 소독약을 뿌린 뒤 집 밖에 하루동안 방치해둔 후 다음날 목장갑을 2겹씩 끼고 택배 상자를 개봉한다. 김씨가 이런 번거로운 방식을 택한 건 최근 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택배기사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북구에서 택배 배달을 하는 50대 후반 이모씨 역시 최근 택배 차량에 혼자 있을 때조차 되도록이면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있는다고 밝혔다. 또 택배 박스를 배달하기 전 먼저 손을 소독하고 택배 박스 배달 후에도 손과 장갑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 이씨는 “해당 물류센터는 현재 폐쇄된 상태라 머리로는 감염 위험이 거의 없다는 걸 알지만 심적으로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위생을 최대한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쿠팡 부천물류센터 작업자들이 사용했던 모자·신발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택배박스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로 전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달 28일 관내 12곳 택배터미널에 대한 대대적인 방역 점검에 나섰다. 이중 쿠팡 울산캠프는 2곳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쿠팡 울산캠프 운영 구조상 화물기사와 캠프 내 직원간의 직접 접촉이 없기 때문에 타지역 물류센터에서의 전파 가능성은 낮다. 또 이곳은 열화상카메라 2대를 운영하고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사용 등 생활방역을 잘 지켰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택배 박스에 묻은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표한 공동 연구결과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택배상자로 많이 쓰이는 골판지 표면에서 최대 24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지만 이는 통제된 연구 환경에서의 결과라 실제 환경에서는 생존시간이 더 짧을 것으로 봤다.

또 전문가들은 만약 택배로 인한 감염이 우려될 경우에는 택배상자를 집 밖에 하루 놔두거나 개봉 후 손을 깨끗이 씻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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