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협의사항 일방적 파기”
보이콧 선언 후 전원 퇴장

與 “이례적인 요구에 파행”
기자회견 열고 ‘네 탓’ 공방

후반기 원 구성을 두고 벌어진 울산 남구의회 여·야 의원 간의 갈등(본보 6월4일자 5면)이 결국 정례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정례회 파행 직후 번갈아가며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정례회 파행 장기화가 우려된다.

미래통합당 안대룡 부의장과 방인섭·손세익 의원은 8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남구의원들이 전반기에 약속했던 협의를 이행하지 않아 정례회를 부득이하게 불참했다”고 밝혔다. 통합당 남구의원들은 앞서 오후 2시부터 열린 제226회 1차 정례회 개회식에 참석해 국민의례까지 마친 뒤 보이콧을 선언하고 전부 퇴장했다.

▲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 226회 울산시 남구의회 제1차 정례회가 미래통합당 남구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파행된 가운데 미래통합당 소속 남구의원들이 정례회 파행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부터 오늘 19일까지 열리는 1차 정례회에는 2019년도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승인 심사, 남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 등 주요 안건들이 상정돼 있으나 통합당 의원들이 전부 불참할 경우 의결 정족수 기준인 8명에 못 미쳐 안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합당 의원들은 “남구의회는 현재 여야가 7대7로 동등한 입장이며, 출발 당시 서로 협치를 통해 원만하게 전반기 원 구성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약속을 파기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민주당이 약속을 파기하면 7대 의회는 남은 2년 동안 서로 불신하고 반목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구민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 226회 울산시 남구의회 제1차 정례회가 미래통합당 남구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파행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남구의원이 정례회 파행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애초에 양당이 약속했던 원 구성은 민주당이 처음 제안해 서로 협의를 한 것인데 당과 당의 협의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깼다”면서 “오늘 민주당이 부랴부랴 3차 본회의 때 원구성 안을 올렸는데 언제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약속한대로 협의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남구의원들은 통합당 기자회견 직후 곧장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현정 의원은 “그동안 역대 남구의회를 보면 별도로 임시회 일정을 잡아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해 왔는데 통합당이 이번 정례회 일정 중 원 구성 안건을 상정해달라는 이례적인 요구를 하면서 운영위원회가 파행된 것”이라며 “정례회 파행을 막기 위해 이날 의장 직권으로 오는 19일 예정된 3차 본회의에 후반기 원 구성안을 상정했음에도 통합당이 정례회를 보이콧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속사정도 복잡한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기존 합의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역 여당 분위기 등을 감안해 의장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라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원구성 합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투표로 의장을 선출하게 되는데 7대7 동수인 상황에서 2차까지 다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연장자인 김동학 현 의장이 후반기 의장을 다시 맡게 된다.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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