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지사 ‘2020 전국체전 연기’ 정부에 공식건의

“코로나 사태 속 선수 안전 우려…1년씩 순연 검토를”

연기땐 내년 일정 차질…관련 규정없어 실행 미지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경상북도가 올해 열릴 101회 전국체전 연기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차기 개최 도시로 착실히 대회를 준비해 온 울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올해 대회 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부차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촉각을 세우며, 공식 입장 검토에 착수했다.

10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올해 구미 등에서 열 예정인 전국체전 연기를 정부에 건의했다.

제101회 전국체전은 올해 10월8~14일, 제40회 전국장애인체전은 10월21~26일 구미를 중심으로 도내 12개 시·군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신종코로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 회의에서 “전국체전에 선수 등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고 안전이 최우선이다”며 “방역 당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논의해 올해 대회를 연기해 내년에 여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대회를 내년에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체전을 1년씩 순연해달라는 뜻이다.

전국체전 개최 예정지는 2021년 울산, 2022년 전남, 2023년 경남, 2024년 부산이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방역 당국, 차기 대회 광역단체와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전국체전이 연기될 경우 내년 울산 체전 등 앞으로 예정된 전국체전 일정이 줄줄이 차질을 빚어 정부 판단이 주목된다.

다만 대한체육회의 전국체전 관련 규정에는 ‘취소’할 수 있는 근거는 있어도 ‘연기’라는 규정은 없기 때문에 경북의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전국체전은 중·일전쟁과 6·25전쟁 첫 해에만 취소된 바 있다.

내년 울산에서 열리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및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오는 2021년 10월에 7일간(장애인체전은 5일간)의 일정으로, 울산종합운동장(주경기장) 등 77개 경기장에서 열리기로 돼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울산, 전남, 경남, 부산 등에 입장을 물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입장을 신중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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