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 위해
비대면·인공지능 시대에 알맞은
고용 지원서비스 품질 향상 절실

▲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서울인자위 선임위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줄었다. 실업자 수와 구직 단념자 수도 큰 규모로 증가하는 등 고용 지표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2693만 명)는 1년 전보다 39만2000명 줄었으며, 이는 지난 3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실업자 수(127만8000명)와 실업률(4.5%)도 통계 기준이 바뀐 1999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공식 실업자에 잠재 구직자를 더한 확장실업률은 14.5%에 이르고, 취업시장이 닫히면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단념자도 57만8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4월부터 휴업, 무급휴직, 계약종료 및 해지 등으로 가구소득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상황을 살펴보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상황은 녹녹치 않다. 최근 ILO의 발표를 인용하면 2020년 2분기 전 세계 노동시간은 6.7%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중동지역의 8.1% 500만명, 유럽 7.8% 1200만명,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7.2%인 1억2500만명의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2008년도 금융위기의 영향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숙박 및 음식 서비스, 제조업, 소매 및 금융 등 모든 부문의 경제활동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인력 33억 명 중에서 81%가 작업장 폐쇄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저임금·저숙련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는 갑작스런 소득손실이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반적인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인턴십 업무에 종사하던 단기 일자리가 상당부문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반기 국내기업의 신규인력 채용규모도 줄어들거나 연기되고 있다.

하반기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내수 위축, 수출 감소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원활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기업의 구인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취약계층이나 청년층의 구직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고용상황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공공 취업지원 서비스 수요가 증가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의 공공고용서비스 기관은 대면서비스 제약 등으로 투입할 수 있는 역량과 인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고용센터 취업지원서비스 운영체계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집단상담, 대면상담, 사업장 방문 구인개척 등의 전형적인 취업지원 업무방식을 포스트 코로나 이후 상황에 맞게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가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큰 파도로 몰려오면서 대량 실직, 장기 경기침체 등으로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미칠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고용서비스 영역은 이러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위해 AI, 비대면 서비스 확산 등 국내외 주요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발빠르게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이 직업상담사 인력의 축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영역에 대한 효율성은 강화하되, 직업상담 전담인력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고용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기회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구직자 개인별 맞춤형 취업알선에 있어 온라인이나 AI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심층상담이나 경력개발을 위한 전문상담에 대한 수행은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인력을 통해서 수행될 수 있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검토 등 공공고용서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IMF이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청년구직자 등이 고용시장의 한파를 이겨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서울인자위 선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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