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도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여야갈등이 노골화하고 있다. 22석 가운데 17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일 후반기 의장에 박병석 의원, 1부의장에 손종학 의원을 선임한데 이어 15일 상임위원장 5명을 내정했다. 운영위원장에 서휘웅 의원, 행정자치위원장에 김미형 의원, 환경복지위원장에 이상옥 의원, 산업건설위원장에 이시우 의원, 교육위원장에 손근호 의원이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전반기 의장 구성 시의 약속대로 전·후반기 의장단을 고르게 나눠 가진 모양새다.

민주당내 큰 분란 없이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 된 것은 다행이지만 후반기 의정에서 여야 협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부의장 1명만 미래통합당 몫으로 남아 있다. 전반기에는 부의장과 교육위원장을 미래통합당에 넘겨줬으나 후반기에는 1석이 줄어든 것이다.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관례를 적용하면 의장단 8석은 민주당이 6.2석, 미래통합당이 1.8석으로 나눠진다. 전반기 의장단을 6대2로 나눈 근거다. 민주당은 “전반기에 2자리를 양보했으나 통합당이 협조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후반기 원구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환점을 돌아선 민선 7기는 후반기에 할 일이 많다. 특히 재집권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전반기에 펼쳐놓은 일들에 대한 성과를 마무리해서 시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한마디로 갈 길이 바쁘다. 그러려면 시의회의 여야 협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야당이 막무가내식 발목잡기를 한다면 다수당이라는 것만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일들도 적지 않다. 민선7기의 성공과 재집권의 실마리가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통합당 시의원단의 속내도 복잡하다. 야당 몫으로 배정된 부의장을 두고 3명이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면서 16일까지도 합의가 안 되고 있다.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독차지를 해도 일사분란하게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이유다. 17일 오전 반발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다. 부의장까지 내던지고 후반기 의정에 무조건적 비협조를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직 시간은 있다.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고, 23일 제213회 1차 정례회에서 의장단 선출을 마무리한다. 양보 없는 협상은 없다. 다수결은 의회주의의 제일 원칙이지만 그 과정이 대결일변도라면 민주주의 본질이 아님은 분명하다. 성장정체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한 울산이다. 협치를 통해 속도감 있는 행정이 절실하다. 모두가 초심을 되돌아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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