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송철호 울산시장은 ‘KTX 울산역 복합특화단지 개발사업’을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스마트 뉴딜’이라고 이름을 붙여 ‘울산형 뉴딜 10차 사업’으로 발표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송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발표해 이미 알려져 있다. 울산도시공사(39%)와 울주군(16%), 한화도시개발(45%)이 공동출자한 특수목적법인도 만들어져 있고 주민공청회까지 개최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다시 ‘울산형 뉴딜 사업’에 포함해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기 회복에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송시장이 이날 밝힌 복합특화단지 개발사업이 지난해 첫 발표 때와 달라진 것은 착공시기를 1년 앞당긴다는 것이다. 문화재 출토로 인해 자칫 지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히려 착공시기를 내년 말로 앞당겨 2025년 완공하겠다는 것은 건설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확보, 인구유입 효과 등 일석삼조의 효과 때문이다.

‘KTX 울산역 복합특화단지’는 한마디로 설명하면 산업과 주거가 공존하는 KTX역세권의 배후도시 개발이다. 산업에는 미래형 자동차, 바이오헬스, 스마트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과 연구개발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현재 건립 중인 전시컨벤션센터의 수요가 증가하면 제2 컨벤션센터 건립을 통해 마이스산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울산시는 고용유발효과 약 5000명, 생산유발효과 약 1만6000억원이 기대된다고 했다.

문제는 3만2000여명이 거주하는 주거공간이다. 토지이용계획도를 보면 근린공원과 초·중·고등학교를 가운데 두고 공동주택단지가 빙둘러 4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단독주택지는 한 귀퉁이에 아주 작게 배치돼 있다.

송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의 첫머리에서 “도시의 첫인상이 결정되는 것도 사람의 인상이 3초 안에 결정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울산관문인 KTX역세권에 복합특화단지를 ‘친환경 명품 자족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장과 아파트가 공존한다는 특징으로는 일자리와 주거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자족도시는 될지언정 명품도시라 하기는 어렵다.

명품도시는 도시계획과 건축설계에 도시디자인의 개념이 적용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누구에게나 편리한 유니버설 디자인, 장벽이 없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디자인, 범죄로부터 안전한 셉테드(범죄예방환경설계) 등을 적용해 많은 사람들이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도시를 사용할 수 있어야 명품도시다. 건축물과 도로와 공원, 가로등 벤치 정류장 등의 편의시설물에도 미리 계획된 도시디자인을 적용해야만 한다. 지금 KTX역 앞은 우후죽순 들어선 모텔들의 천박한 조명 탓에 도시의 품격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도시의 첫인상을 거론하자면 사실, 이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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