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독단적 원구성 중단’
野, 현수막 들고 단상 올라
與, 본회의 선거 강행하자
고성·폭언 쏟으며 정면충돌
통합, 투표 불참 집단 퇴장

▲ 23일 울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3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열린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두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민주당의 독단적 원구성 중단을 요구하며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제7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두고 고성·폭언이 오가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특히 집행부 견제기관이자 주민 대표기관인 시의회에서 다수결 원칙이나 소수 의견 존중 등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예정된 23일 오전 시의사당에는 적막감이 흐르고 있었다.

본회의 개회 시각인 오전 10시30분이 되자마자 미래통합당 시의원들은 ‘울산시의회 민주당 독단적 원구성 중단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본회의장 단상으로 나갔다.

통합당 의원들은 의석 비율에 따라 의장단 8석(의장 1석,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5석) 중 2석이 야당에 배분돼야 하지만 부의장 1석만 배분하겠다는 민주당을 향해 “남의 몫을 갈취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통합당 의원들의 점거에 대비하기 위해 의장석을 둘러싸고 있었다.

여야가 일촉즉발의 대치상태를 이어가던 11시30분께 민주당 이미영 1부의장이 의장석으로 올라가 본회의 개회를 알렸다.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선거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통합당은 이 부의장의 갑작스런 본회의 개회에 항의하며 의장단 선출의 건 상정 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통합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고성과 폭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몸싸움 도중 일부 여성 의원들의 비명 소리도 터져나오는 등 ‘난장판 의회’의 모습을 보였다.

이 부의장은 통합당의 격렬한 항의와 반발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된 박병석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손종학 의원을 1부의장으로 각각 선출하기 위해 선거를 강행했다.

투표에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황세영 의장과 통합당 의원 5명을 제외한 16명의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 속에 진행됐다. 결과는 통과였다.

이어 오후 2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본회의가 다시 열렸다. 통합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선거를 막기 위해 발언석을 점거하고 민주당을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이미영 부의장이 회의를 강행하며 상임위원장 선거를 진행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투표에 불참하고 단체로 퇴장했다.

황세영 의장을 제외한 16명의 민주당 의원들의 투표로 서휘웅 의원이 운영위원장에, 김미형 의원이 행정자치위원장에, 이상옥 의원이 환경복지위원장에, 이시우 의원이 산업건설위원장에, 손근호 의원이 교육위원장에 각각 선출됐다.

한편 미래통합당 울산시당은 이날 논평를 통해 “끝내 민주당 울산시의원들이 의회 민주주의에 ‘조종’(弔鐘)을 울렸다”고 규탄했다.

시당은 “민주당 시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의회는 야당과의 원구성 협의 없이 독단으로 5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가는 횡포를 저질렀다”며 “이는 다수의 폭압으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행위이며, 울산 의회사의 참변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울산시민연대도 시의회 원구성 갈등과 관련해 “정치 갈등이 너무나 손쉽게 정치 혐오와 냉소로 치환되는 혹은 일부러 치환시키는 현실에서 오늘의 모습은 우려스럽다”며 “양당은 어떤 사안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의회를 이끌어 갈 것인가라는 의회운영의 질적 제고를 위한 협의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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