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역·도선 등 61명 밀접접촉
자가격리 조치 진단검사 중
울산항 관련단체도 긴급회의
방역체계 재점검 등 긴장감

▲ 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3401t)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승선원들이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 배 선장 등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선원들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울산항도 항만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3933t) 승선원 21명 중 16명이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역 작업 등을 위해 화물선에 올랐던 부산항운노조원과 수리공, 도선사, 화물 검수사, 하역업체 관계자 등 61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 자가격리돼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항만에 입항한 외국 선원들이 대거 신종코로나 확진을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울산항도 항만 유관기관 및 단체 등이 긴급회의를 열어 방역 체계를 재점검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매월 900여척의 외항선이 입항하는 울산항에서는 2인 1조로 된 검역관들이 하루에 많게는 20척까지 승선 검역을 하고 있다.

승선 검역에서는 검역관들이 선원들에 대한 발열 체크와 건강 상태 질문서 등을 토대로 유증상자나 의심환자가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항만업계 등에 의하면 울산항에서도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발열 등으로 3~4건의 의심환자가 나와 일부 관계자들이 자체 격리에 들어가는 등 불안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서류에만 의존하는 전자 검역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검역 당국은 선박이 입항 전에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검역 방법을 정한다. 위험지역에서 출항했거나, 선원 중에 의심 증상자가 있거나,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는 경우에만 배에 직접 올라가서 검역한다. 나머지는 서류만으로 검역을 끝낸다. 부산 감천항의 러시아 화물선도 서류만으로 전자검역을 통과했다.

울산항의 경우 동남아 등 선박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승선 검역을 한다. 하지만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코로나 발생지역임에도 전자 검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항만업계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선원들이 배에서 하선하지 않는다고 해도 급유, 선용품공급, 청소, 검수 등 많은 업종의 노동자들이 선원들과 접촉할 가능성은 충분하고, 한정된 검역 인력으로 울산항에 오는 수많은 선박을 일일이 승선 검역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울산항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 그에 적합한 검역체계와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항만업계는 주장했다.

한편 울산항은 5개 주요항과 79개 부두, 56개 정박지가 검역장소 및 검역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우사기자·박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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