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간절곶에 타워를 건립하겠다고 한다. 29일 간절곶과 진하해안 일대를 해양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해양관광종합개발계획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 용역 결과에서 제시된 방안 가운데 울주군은 간절곶의 소망타워와 마음챙김센터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간절곶에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간절곶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육지 해안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동진이나 호미곶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수요가 낮다. 그 때문에 울주군에서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여태 간절곶의 가치를 끌어올리기는커녕 난개발로 인해 간절곶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우선 소망타워와 마음챙김센터부터 건립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간절곶은 지금도 해안이 경사면으로 이뤄져 있어 언덕에 서면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어느 지점에서나 선채로 일출을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더구나 최근에는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 옥상공간을 개방해놓아 시야가 더 넓어졌다. 타워의 필요성을 좀더 엄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수년째 애물단지인 드라마세트장처럼 잘못 세워진 건물은 두고두고 돈 먹는 하마가 될 뿐 아니라 주변경관을 훼손하는 골칫덩이가 되기도 한다.

용역결과대로라면 소망타워는 등대 뒤편 풀밭에 70m 높이로 세워진다. 조성비용은 190억원 가량이다. 국제지명공모로 건립해서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투명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 서생 해안을 조망하고 슬라이드를 타고 하강하도록 한다. 내부에는 소원금고를 설치하고 전시체험관과 카페로 단장한다.

드라마세트장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음챙김센터도 짓는다. 앞서 울주군은 벽면을 통유리로 조성해 앞쪽은 바다, 뒤쪽은 해송림을 볼 수 있도록 건물을 짓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망과 명상이 간절곶의 이미지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으나 관광객들이 오가는 한가운데에 명상센터 설립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

랜드마크가 될 만한 뛰어난 타워를 짓기 위해 국제지명공모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해야 할 일이 분명 있다. 먼저 간절곶에 타워를 짓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시급한 것은 타워와 마음챙김센터를 짓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참여와 주민들의 공감대 속에 간절곶 관광개발의 콘셉트를 정하고 그것을 적확하게 풀어내는 개발방향을 수립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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