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통화정책방향의결문’

기준금리 현수준동결 결정하며
올해 경제전망 하향조정 시사
이주열 총재 “코로나 진정 더뎌
우리나라 수출의 개선도 지연
최악시나리오까진 가지 않아”

한국은행이 당초 전망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견해를 16일 내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따르면 이날 금통위는 현 수준(0.5%)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에서 민간소비가 경제활동 제약 완화,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수출 감소와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돼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며 “큰 폭의 취업자 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고용도 계속 부진했고, 앞으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소비와 수출 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다소 더딜 것”이라고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5월 전망 당시 코로나 확산세가 하반기 들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7월 둘째주인데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며 “따라서 6월까지 좋지 않았던 우리나라 수출의 개선도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5월28일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값(2.1%)보다 2.3%p나 낮은 수준이지만, -0.2% 성장률조차 코로나의 세계적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에 이르고 하반기 안정된다는 ‘기본 가정’에 따른 것이었다.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고 확산이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올해 성장률 감소폭은 -1.8%에 이를 것으로 5월 당시 한은은 예상했다.

이날 “워스트(최악) 시나리오에 가까워졌나”라는 질문에 이 총재는 “현재 ’워스트‘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도 답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성장률을 약 0.1~0.2%p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하지만 7월 현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시장과 과열 상태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p로 유지됐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0.5%)만으로도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 논란이 있는 만큼, 한은이 추가 인하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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