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고 “송구스럽다”
‘말뿐인 사과’ 비판 쏟아져
남은건 임시회 회기 35일 전부
처리 예정이었던 각종 안건
다음 의사 일정으로 미뤄져

울산 남구의회가 결국 45일간 정례회 일정을 모두 파행으로 소진(본보 7월17일자 5면 보도)하면서 남은 임시회 회기 35일로 후반기 모든 의사활동을 처리해야 되는 처지에 놓였다. 양당은 정례회 기간을 허송세월로 보내게 된 데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아직까지 원구성안에 합의는 하지 못한 상황이라 ‘말뿐인 사과’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남구의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정례회 일정 소진과 관련해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의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정례회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서 “조속히 이 문제가 바무리 될 수 있도록 계속 민주당과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에 이어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역시 “많은 구민들이 우려 섞인 질책과 원만한 마무리를 당부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투표를 통해 의원들에게 신뢰받는 의원이 차기 의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정례회 일정을 허송세월로 보내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은 통합당으로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전례에 없던 요구를 받아들였음에도 7차례나 불참하며 발목잡기를 했다. 대화와 타협의 가능성마저 통합당 스스로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투표에 나서지 않는 것은 양당의 의원수가 동수이기 때문이다. 투표로 의장을 선출하게 되면 2차까지 동수가 나오면 연장자 순으로 의장을 하게 돼 연장자가 많은 민주당이 의장을 가져간다. 거기다 통합당과 민주당은 출범 초기 전반기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후반기는 통합당이 번갈아 의장을 맡기로 협약을 한 상태라 통합당으로선 명분을 쥐고 굳이 물러날 이유가 없는 상태이다.

피해는 결국 구민들의 몫이 됐다.

정례회 45일이 무의미하게 소진되면서 남구의회에 남은 건 임시회 회기 35일이 전부이다. 정례회 기간 중 처리할 예정이었던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 행정기구 설치 조례 외 3건, 옴부즈맨 위촉 동의안 1건도 다음 의사 일정으로 미뤄졌다. 원구성 합의가 빨리 이뤄지면 8월 임시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으나 진척이 없으면 9월 2차 추가경정예산 심의 때 모든 안건을 함께 처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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