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독자기고
[기고]울산 ‘문화의 거리’와 ‘목호문화공간’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7.29  21:09:2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정창화 문화도시울산포럼 초대 이사장

2019년 고속철 SRT 여행잡지 10월호 표지에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 사진이 실렸다. 거리풍경으로 울산큰애기 캐릭터와 ‘목호문화공간’‘ 건물이 소개되었지만 건물의 아름다움만 보여 주었지 그 건물이 간직한 스토리텔링이 없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도시 관광은 그 도시의 원도심에서 이루어진다. 유명거리는 특별한 먹거리와 볼거리로 소문을 만들지만 여행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역사가 밴 아름다운 건축물과 거리에 세워진 조형물 속에 담긴 흥미로운 얘기거리다.

울산 원도심의 문화의 거리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950년대 울산인구 5만 정도일 때 성남동 네거리에는 울산의 첫 찻집 ‘가로수다방’이 있었다. 그 곳은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인 동시에 시민들의 유일한 문화활동 공간이었다. 음악감상회, 미술전시회, 시 낭송회, 시화전 등 실로 울산문화의 산실이었다.(홍수진 유고집 중 ‘울산의 문화사랑(舍廊), 목호문화공간’) 그 건물이 1980년대에 건물주가 바뀌고 리모델링으로 새 건물 ‘목호문화공간’으로 단장된 다음에는 명실상부한 울산 문화의 상징물이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9년, 오랜 기간 공사를 끝내고 가림막이 치워졌을 때 시민들은 깜짝 놀랐다. 그 때까지 울산의 건물들은 모두 미적인 요소는 아랑곳없이 한 뼘이라도 더 넓혀 임대에만 정신을 팔던 때였다. 주문으로 제작한 붉은 색 전돌과 연갈색의 화강석이 조화된 아름다운 건물외관은 울산의 건축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밤이 되면 창마다 은은히 비추는 작은 불빛과 벽등이 더 아름다운 3층 계단 입구에는 당대의 명필 여초 김응현 선생이 써준 ‘牧湖文化空間’ 현판이 걸려있어 이 공간의 의미와 건축물의 무게를 더하게 한다.

개인 건축물이라도 건물의 외관과 내부의 한 층 만은 도시의 문화자산으로 가꿔야 한다는 건축주의 신념은 개관 때 잘 나타난다. 실내공사를 끝내고 자기사업의 개업을 앞둔 1주일 전에 지역작가 초대 미술전부터 열었다. 아름다운 새집을 만들어 놓고 자기사업의 시작을 알리기 전에 첫 테이프 오픈을 무료대여 전시장 작가에 먼저 준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 후 건물주는 미국에 이민 갔으나 소유권은 그대로 유지됐으므로 3층은 대관료 없는 시민 문화활동(문학, 음악, 미술, 회의, 야간대학) 공간으로 계속 운영됐다. 10주년, 20주년은 문화단체 창립의 요람이 되어 기념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는 사용이 중지된 빈 공간으로 30주년을 보냈다. 여력이 없는 건물주에게 다시 무료운영을 요청할 수는 없다.

이 건물은 울산의 근대문화재가 될 수 있다. 공적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오랜 세월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명맥을 유지시킬 수 없을까? 시립미술관이 생겨도 대중들은 쉽게 이용할 갤러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절실한 것이다. 울산은 왕조시대 유산만 남아 있을 뿐 근대문화유산은 깡그리 없어진 도시다. 새 미술관 짓는다고 백년 전통의 학교와 70년대 도서관, 문화의 집 등 문화타운을 이루던 아까운 건축물을 모조리 없앴다.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져도 시민들은 관심이 없다.

도시인의 삶의 질은 문화로 좌우되는 법. 벽돌 한 장도 제대로 만들고 제자리에 놓아 졌을 때 문화가 되고 도시는 아름다워진다. 시민공동의 노력으로 문화자산을 가꾸어 울산에 사는 행복을 같이 누렸으면 좋겠다.

정창화 문화도시울산포럼 초대 이사장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www.ksilb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울산 용적률 높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2
두동·두서지구 공공타운하우스 조성 제동
3
동남권 메가시티 현실화, 정부지원 동력확보 나서
4
“무료교육” 자기개발 통해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관심자 취업돕는 심리상담사자격증
5
박성민 국회의원, LH에 중구 전통시장 상인에 배상금 조기 지급 요청
6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재개 난항…갈등 장기화 우려
7
울산형 마을 만들기‘ 시범마을 대상 4곳 최종 선정
8
종근당 이장한 회장, 청년 주거복지 향상에 적극 나서
9
[경상일보 18기 독자권익위원회 2월 월례회]“안전하고 차질없는 백신 접종, 지속 점검을”
10
동서발전, 울산시와 손잡고 창업기업 지원 확대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