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해피해 신암주민들

산단 경계지 사면 토사 흘러

우수관 뚜껑 막아 배수지장 주장

▲ 울산 울주군이 조성 중인 에너지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일원에서 토사가 유출돼 배수로를 막는 바람에 침수 피해가 가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산 울주군 에너지일반산업단지 조성으로 지난달 23~24일 발생한 서생면 신암리 일원의 수해가 가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은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해 우수관로를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상습 수해지 일원의 우수관로를 확장해 침수를 막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찾은 신암마을의 한 식당 앞. 일주일 전 발생한 수해 여파로 식당 내부 정비가 한창이었다. 당시 내린 비로 이 식당은 1층이 침수돼 냉동고와 자재 등이 물에 잠기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식당 주인은 에너지산단 조성 공사로 수해가 가중됐다고 말했다. 산단 경계지 사면에서 토사가 유출돼 빗물과 함께 쓸려내려오면서 우수관로 뚜껑을 막는 바람에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도로를 경계로 식당 아래쪽에 위치한 신암마을 주민들도 같은 주장을 했다. 5년 전 침수 피해 당시에는 수위가 더 높았지만 비교적 맑은 물이 내려온 반면 올해 침수 때는 토사가 섞인 뻘물이 흘러와 침수된 전기장비 상당수를 버리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에너지산단 부지는 사질토가 주로 분포돼 있다. 군은 저류지 조성 등으로 산단 내부에서의 토사 유출은 적었지만 단시간에 비가 워낙 많이 내려 경계지역 사면 등에서 토사 유출이 발생, 수해가 다소 가중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하고 있다.

들쑥날쑥한 우수관로 규격이 수해를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에너지산단 남측 진입로와 신암마을 일원을 잇는 우수관로의 규격이 일정하지 않아 곳곳에서 우수가 정체되면서 이로 인한 역류 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군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수해 방지를 위해 우수관로 정비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남측 진입로 일원 우수관로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진행하는 국도 31호선 확장 과정에서 넓히고, 마을 인근 우수관로는 내년 당초 예산에 반영해 사업을 실시한다.

또 올해 태풍과 집중호우가 예보될 경우 수시로 관로를 준설해 추가 피해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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