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숙 울산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

대한민국은 1945년 8월15일 해방되어 국권을 회복하고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아울러 광복으로 명명하여 기념하고 있다. 8.15는 광복인가, 해방인가.

광복은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 주권을 회복했다는 의미이고, 해방은 식민지적 노예상태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이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바친 청춘으로 연합국이 승리하면서 식민지에서 벗어났고 우리나라는 세계 유래가 없는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일구어냈다.

하지만 대외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본의 횡포는 여전하고 미국과 중국의 눈치보기로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수시로 불안해지곤 한다.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좋았던 때는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미중의 관계가 악화된 요즘엔 외교가 더 어렵고 복잡해졌다. 게다가 안으로는 여의도에서 불어오는 정쟁이 시끄럽다. 남의 생각이 내 생각과 같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것인데 논쟁만 하고 결과물이 없다. 민생은 언제 챙기려는지.

광복 75주년 지금, 우리는 어디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할 방법은 무엇인지를 정책적 선택이 아니라 실리적 선택을 해야 할 시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어려움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국민을 믿고, 국민은 정부를 믿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반전을 위해 모두가 ‘정명(正名)’해야 한다.

정명(正名)이란 명(名)을 바로(正) 하는 것이고 명분(名分)을 밝히는 것이다. 명을 바로 한다는 것은 국가의 구성원으로 국민이라는 명(名)을 가졌으면 국민다운 구실을 제대로 해야 하고 지도자라는 명분을 가졌으면 지도자다운 실(實)과 알맹이를 행해야 한다. 그것이 정명(正名)이다. 국내외로 산적해 있는 문제들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무리 잘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해도 신뢰받지 못하는 지도자들을 보면 “뭣이 중한디”라는 영화대사가 생각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중한지를 지도층들은 고민해야 한다. 독립운동의 거목(巨木) 도산 안창호 선생은 “소에게 무엇을 먹일까 하는 토론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소를 굶겨 죽일 건가? 백(百)의 이론보다, 천(千)의 웅변보다 만(萬)의 회의보다 풀 한 짐 베어다가 쇠죽 쑤어 준 그 사람이 바로 일꾼이다.” 라고 하셨다. 매끈한 돌이나 거친 돌이나 다 제각기 쓸모가 있는 것이니 바른 말 백 마디보다 작은 일이라도 정명해야 함을 강요하신 거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는 분명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니 만(萬) 번의 회의 그만하고 부지런히 소 키우는 일을 해야 할 일이다. 조그만 어려움에도 외면하고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비겁한 태도로는 합리적 사고(思考)를 할 수 없다. 이 세상의 모든 큰 일은 가장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하고, 크게 어려운 일은 가장 쉬운 것으로부터 풀면 되는 것이다. 시류에 편승하지 말고 튼실하고 강한 소를 키우는 일에 중지(衆志)를 모아야 한다. 지금 중요한 건 풀 한 짐 베어다가 쇠죽 쑤는 일이다. 소는 지금 키워야 한다.

최명숙 울산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