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전년대비 432명(11.4%) 감소했다. 다행히 울산도 대폭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감소폭이 높은 곳은 광주 지역으로 35.5%가 줄었다. 그 다음이 울산(30.4%)이다.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교통안전환경개선을 꾸준히 해온 것이 주효했다고 판단된다.

울산시는 2016년부터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총 31곳에서 사업을 완료했다. 올해도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2020년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시행한다. 국고보조금 50%를 포함해 총 14억3400만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연말부터 울산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과 함께 사고 발생률과 위험도 등을 분석해 대상지를 선정했다고 한다.

올해 사업 대상지는 중구 안국한의원 앞 교차로 등 교차로 11곳, 동구 꽃바위로 현대비치아파트~방어진초등학교 앞 도로 1㎞ 구간 등 총 12곳이다. 곳에 따라 교통섬을 확대하고 또 일부에는 차선 분리대를 설치한다. 과속·신호위반 단속카메라와 전방 신호등, 교차로 조명타워 설치 사업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운전을 하다보면 아직도 도로표지판과 신호등을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도로표지판 가운데 제한속도를 알리는 표지판의 경우는 불과 몇 ㎞ 구간에 70과 60, 60과 40이 잇달아 표기된 도로가 있다. 낯선 도로에서는 신호등을 보기 어려운 곳도 많다. 가야할지 서야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다가 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좌회전 또는 우회전이 수없이 이뤄지고 있는 도로임에도 불가능하도록 해놓고는 단속경찰이 숨어서 기다리고 있는 곳도 있다. 단속에 앞서 도로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할 곳이다.

더 큰 문제는 인도다. 울산에서 인도가 확보되지 않은 도로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면도로의 경우에는 아예 인도가 없거나 인도가 있어도 너무 좁아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흔하다. 또 보도블록이 깔리지 않은 채 노란색 실선만 표시돼 있는 인도의 경우에는 아예 상가들의 전시대와 입간판들이 죄다 차지하고 있기 일쑤다. 보행자들이 달리는 차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녀야 하는 도로가 버젓이 도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데,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었다는 통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교통사고가 예고돼 있는 도로나 마찬가지이다.

도로 공간이 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찻길이 좁은 울산의 특성상 ‘찻길다이어트’는 못하더라도 적치물 단속을 통해 확보돼 있는 인도만큼이라도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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