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안익태 친일행적 지적

친일파 파묘 법안통과도 주장

與 ‘친일청산’ 목소리 높이고

반대 목소리엔 ‘친일파’ 비판

통합 “여권의 편가르기” 맹공

김기현 “광복회장 깜냥 안돼”

▲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이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계기로 과거사를 연결고리로 정면 충돌하면서 진영대결로 확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독립운동가 후손인 김 회장의 ‘친일 청산’ 메시지를 부각하면서 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친일파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이 지난해 한일 경제전 때의 이른바 ‘토착 왜구’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래통합당은 지지율 하락세인 여권이 위기 탈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며 총공세를 했다.

4선 중진 김기현(울산남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면서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김 회장과 여권을 싸잡아 공격했다.

국회외교통상위원인 김 의원은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김 회장은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했다.

또 애국가를 작곡한 음악인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며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고, 국립현충원 ‘친일파 파묘’ 법안 통과도 주장했다.

통합당은 배준영 대변인 논평에서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를 부정하고, 현충원의 무덤까지 파내자는 무도한 주장을 했다”며 김 회장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 회장 발언을 옹호하면서 ‘친일 청산’ 목소리를 한층 키웠다.

명분상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보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고 쏘아붙였고, 소병훈 의원도 “제1야당에서 반민족행위 청산 주장에 불편해하는 현실은, 아직 진정한 광복이 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겨냥, “조폭 문화가 생각났다. 옳고 그름보다 우리 편이냐 상대편이냐 그걸로 모든 걸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열성 지지자들을 향해 “대깨문이라고 한다. 문빠들이 돌아다니면서, 사실은 유사 파시즘이다. 마치 봉건 시대에 착취 당하던 노비들이 대감마님 위해주는 현상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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