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동 울산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울산이 ‘울산 울주 강소연구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미래형 전지’ 산업의 메카로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올해 초 코로나19, 미·중 통상전쟁 재점화 등 여러 요인으로 세계 경기는 극한의 불확실성(Extreme Uncertainty)에서 표류하고 있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기존 주력산업의 부흥이나 자생적 회복만을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위기상황을 타개함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 및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하여 기존 주력산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미래형 산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울산 울주 강소연구특구’ 지정은 주력산업 중심에서 혁신기술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불을 붙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울산 울주 강소연구특구’ 육성을 위해 ‘C-Innostry 클러스터(Cell Innovation Industry Cluster)’ 조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기관인 울산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반천산업단지와 HTV산업단지를 배후공간으로 지정하여 ‘미래형 전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에 있다.

울산은 ‘미래형 전지’ 산업의 중심에 다수의 세계적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상당히 든든하다. 이미 삼성SDI, 고려아연, 후성, 솔베이코리아, 코스모에코켐 등은 미래형 전지 핵심소재·부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롯데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태광산업, SK케미칼, 효성화학, 덕양산업, SKC, KBI동국실업 등은 미래형 전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경량복합소재 및 스마트부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 울주 강소연구특구’가 ‘미래형 전지’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기업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흔히 혁신 메카라 하면 미국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를 손꼽는다. 울산이 실리콘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왜 애플(Apple),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기업들과 세계의 인재들이 이곳에 모이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실리콘밸리로 기업가들과 인재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그곳에 사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네트워크, 대규모 벤처캐피털, 자율적이며 도전적인 문화, 풍부한 자원과 지원 인프라, 스타트업 중심의 대학, 최첨단 기술,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력 풀(Pool)을 꼽을 수 있다.

울산이 ‘미래형 전지’ 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의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한 번에 갖추기는 어렵다.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과 창의적인 우수 인재들이 연결되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혁신 활동의 장(場)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중심의 혁신기업과 창의적인 우수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전국에서 모여들 수 있게 할 특별한 무엇, 즉 금낭묘계(錦囊妙計)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창의적인 우수 인재들이 지향하는 ‘미래형 전지’ 분야의 핵심 사업을 울산에서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에 비로소 진정한 시너지효과(Synergy Effect)를 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극한의 불확실성(Extreme Uncertainty)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 있는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로 ‘울산 울주 강소연구특구’가 ‘미래형 전지’ 분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내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엔젤투자자(Angel Investor),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밴처캐피탈(Venture Capital)이 멀리서도 발 벗고 뛰어올 수 있는 ‘미래형 전지’ 산업의 메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울산의 모든 구성원 모두가 멀리 내다보고 자생적인 R&D 생태계의 초석(礎石)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이유동 울산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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