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령에
대다수 국가 수입량 줄었으나
타국 比 수입 덜 줄었다 판단
한국엔 별다른 문제제기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와 맞물려 미국 철강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브라질산 철강의 수입 쿼터 축소를 지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고령을 통해 브라질산 철강의 수입량 상한을 끌어내리라고 지시했다.

브리질 수입 철강이 미국 철강업계 기반을 무너뜨리는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판단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 결과다.

미국은 그동안 이 조항을 토대로 주요 철강 수출국에 고율관세를 물리거나, 상한을 두고 수입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령 때문에 철강업계 경기부진이 심화했다면서 “올해 대다수 국가로부터 경기침체에 상응하는 형태로 수입량이 줄었으나 브라질에서 오는 수입량은 조금만 줄었다”고 쿼터 축소 이유를 밝혔다.

포고령은 구체적 품목을 언급하지 않은 채 브라질산 특정 철강 제품에 적용되는 상한을 올해 말까지 낮추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에 대한 25% 관세를 위협하며 브라질과 협상한 뒤에 나왔다.

일단 연말까지 적용되며, 수입량 상한은 별도의 수정이 없으면 내년부터 종전 형태로 복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브라질이 올해 12월 시점의 시장여건을 고려해 양국 철강무역에 대한 추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쿼터 축소 조치가 당장 한국의 철강 산업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3국은 미국이 2018년 수입 철강과 알루미눔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을 때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택해 고율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현재 쿼터 범위 내에서 수출이 이뤄지고 그나마도 코로나 사태 이후 수출량이 줄어 브라질과 상황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조치 전 브라질과 협의를 벌였지만 한국에는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이 쿼터제 적용 국가의 쿼터에 손을 댄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국가안보를 이유로 쿼터 자체도 변경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긴 점은 한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조치를 두고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이자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표심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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