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가진 나라가 부국이었으나
기술 있는 나라가 산업혁명 선도
수소에너지 산업 울산 최고 되길

▲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 준 로마신화의 주인공은 불카누스로 알려져 있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 사람다운 생활로 많이 바뀌어졌다. 먼저 추위에 버틸 수가 있었으며 어둠의 공포을 극복할 수 있었고, 생식에서 화식으로 식생활의 변화와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불을 잘 활용하면 막강한 군사와 외교력을 가질 수 있었다. 먼 구석기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석탄이나 석유를 쓰기 전까지는 부엌에서 불씨가 항상 남아 있어야 음식을 하고 난방과 불을 밝힐 수 있기에 불씨가 꺼지면 며느리가 소박을 맞는 일만큼이나 큰일이어서 불씨를 남기는 것이 노하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불을 직접적으로 사용해오던 중 큰 주전자나 가마솥에다 물을 넣어 끓이면 그때 생기는 압력으로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이때의 동력으로 직진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또 회전운동을 다시 직진운동으로 변형하면서 세상은 사람을 힘들게 하던 노동력을 기계로 바꿀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톱니바퀴의 개발, 다양한 기계의 조합 등으로 방직공장과 자동차가 등장하게 되었고 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장치들의 안전과 수명을 보장할 재료의 발달이 급격히 일어나게 되었다. 나무에서 에너지를 얻던 것을 석탄으로 바꾸어 운반과 보관, 화력의 증강을 가져왔으며 전기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흔히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불과 200여년 전의 일이다. 농경사회를 주도하던 사회에서 공장이 있는 지역으로 사람이 모여들어 도심이 형성됐고, 교통이 발달하게 됐으며 화폐의 유통이 급격히 증가돼 은행이 또 다른 산업으로 등장하게 됐다.

전쟁은 과학과 기술을 더 빨리 진보시키는 역할을 한다.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과학기술은 초강대국의 등장을 가져오게 됐다.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원유의 채굴과 이를 이용한 석유화학산업은 화장품뿐 아니라 의약에도 괄목할만한 도약을 이끌었고,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의 눈부신 성장을 가져오게 됐다. 모든 내연기관은 소형 오토바이에서 항공기와 대형군함에 이르기까지 만능의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석탄을 사용하기 시작한 영국의 산업혁명에서부터 지금까지 화석연료에서 동력을 얻으면 불가피하게 부생되는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은 지구의 온난화와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동반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와 인식으로 점차 온실가스의 배출을 억제하거나 저감하는 세계적인 협약을 세우고 진행중에 있지만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석탄에서 석유로 에너지원을 전환하면서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재료분야에서도 긴 철기시대를 지나 고분자시대로 진입했다. 이제 지구를 지키는 것은 외계인으로부터가 아니라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탄화수소의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이라면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의 시점에 비해 4~5도 지구의 온도가 상승해 지구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와 인류의 생존에도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는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화석연료의 급격한 감축으로 인한 대체 에너지로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가 아니고 지구의 탄생부터 함께해온 에너지이다.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고 전 세계는 이런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 산업혁명은 에너지의 전환에서 시작되었다. 석탄에서 기계산업이 꽃을 피웠고 석유에서 화학산업과 전기전자산업의 중흥을 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수소에너지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은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설명될 수 있다. 영국이 증기기관으로 산업혁명을 주도하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가진 나라가 세계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다. 이전에는 석탄, 석유, 가스, 우라늄등 에너지 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부국이 될 수 있었지만 신재생에너지는 기술이 있는 나라가 강국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수소에너지 산업에서는 울산이 세계 최고의 도시로 웅비할 수 있다. 자원이 있는 나라가 아니라 기술이 있는 나라가 부국이 되는 시대에 접어 들었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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