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 남구지역 아파트 단지. 경상일보 자료사진

최근 초저금리 장기화 여파
반전세·월세로 전환 추세
부동산앱에도 전세매물 전무
8월 전세가격 한달새 0.96%↑
최근 9년새 가장 높은 상승률
매매가격 상승률의 두배 이상

#결혼을 앞두고 울산에서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아파트 전세를 구하고 있지만 최근 울산지역 전셋값이 훌쩍 뛰어오르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혼부부가 살 적당한 규모의 아파트 전세 매물을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당초 예상했던 가격보다 최근 전세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로 결혼식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는데, 지금 그것보다 당장 전셋집 구하기가 더 문제다. 전셋집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울산에서 혼자 생활하는 직장인 B씨는 최근 월세를 내고 있는 원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주거비용을 절감하고자 오피스텔 전셋집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B씨가 매일 부동산 앱을 검색하고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수시로 연락하고 있지만 전세로 나온 오피스텔 자체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B씨는 “오피스텔 전세는 물량 자체가 제한적인데다 간혹 매물이 나오더라도 금세 계약이 만료될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주택 전세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 매물도 잠기면서 새 전셋집을 찾는 임차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새 임대차 보호법 시행 이후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에 비해 전세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반전세·월세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으로 인해 전세매물을 내놓는 것이 집주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방 등 주요 부동산앱의 매물을 보면 남구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이날 기준 총 21개의 매물이 올라와 있지만, 전세 매물은 한건도 없었다. 울산지역 오피스텔 전세 매물 또한 구·군별로 손에 꼽을 정도로 매물이 극히 드물었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보호법의 계약갱신청구권제(2+2년) 등이 부담돼 아무래도 신규 계약으로 월세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또한 최근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매물도 잠겨버리는 등 전셋집 자체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 8월 기준 전월대비 0.96% 상승하는 등 최근 9년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또한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다섯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울산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42% 상승, 이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 0.14%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한편,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울산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는 70.0으로 전월대비 0.5p 상승, 전국 평균(66.2)보다 높았으나 주택사업 여건에 대한 부정적 전망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상황이 최근 재악화되고 주택시장 규제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택공급시장에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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