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구호 사각지대 불가피
2차 재난지원금 효과적 지급으로
진짜 도움 필요한 곳 닿을 수 있길

▲ 강학봉 사랑의 열매 울산사무처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며 거리두기 단계는 강화되었고 겨우 살려놓은 소비심리는 다시 가라앉았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긴급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1.3%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했고, 야권까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절차 논의가 시작되었다.

지급대상을 놓고 왈가왈부하던 2차 재난지원금은 선별형 맞춤 지급으로 가닥이 잡혔다.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매출기준을 지표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날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앞서 지급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되었다. 그 결과 팍팍한 삶과 현실에 숨통을 틔워주었으며 꺼져가던 시장경제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건 입증된 바다. 처음 시도된 정책으로, 제한된 기간 안에 소비해야 하는 국가지원금이라 일단 쓰고 보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결과적으로 경제와 복지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정책이었다 할 수 있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도 복지 측면에서 공공 부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맞춤형 지급이 타당하다 할 것이나 사회적 갈등이 우려되고, 정치적 책임 문제까지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편적 지급방식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내수경기를 살리면서 세수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또 15조원이란 재원을 사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2차로 끝난다면 모르지만 3차, 4차로 지속 안 된다는 보장도 없다. 대상자 선정 기준이 얼마나 객관성을 띨 것인가, 소요기간과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두 방법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한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참에 근본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재난재해가 닥치면 국가가 국민을 구호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정부는 2000년 기초생활보장법을 시작으로 하여 지금은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보장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정해 놓은 규칙을 따르다 보면 사각지대가 생기게 마련이고,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인데도 소외되는 일이 생긴다. 그들에게도 희망의 손길은 필요하다. 그 보조 역할을 많은 부분 사랑의 열매가 맡아왔다. 사회복지를 전담으로 하는 시설, 기관, 단체는 물론이고, 개인을 상대로 한 긴급의료비, 생계비, 교육비에 해당하는 긴급지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모두 더불어 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에 기본을 두고 있다.

코로나19처럼 예고 없이 닥친 재난에 맞춰 또 새로운 매뉴얼이 만들어지는 중이다. 심혈을 기울여 기준을 정함에도 사각지대는 생겨난다. 모두가 같은 보폭으로 같은 속도로 걸어갈 수는 없지만, 가다가 넘어진 사람을 보면 일으켜주고 주저앉지 않도록 서로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도 1차 재난지원금의 단맛은 나쁘지 않았다. 세금만 내던 위치에서 국가가 주는 지원금을 받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으로 족하다. 설령 경제를 살린다는 것에 취지를 두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다 해도 글쎄다 싶어진다. 진짜 필요한 누군가가 2차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미약하나마 그들이 그걸로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다만 진짜 도움이 필요한 이가 누락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랑의 열매는 시대에 따라, 사회 변화에 따라 더불어 변화해왔다. 2차 재난지원금이 어떻게 지급될지, 그 결과가 어떻게 돌아올지 신경이 쓰인다. 어쩌면 거기에 사랑의 열매가 해야 할 일이 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은 있으나 여력이 닿지 않을 때가 많아 그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강학봉 사랑의 열매 울산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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