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울산’ 국제공인 첫걸음

태화강·외황강 등 55.14㎢
공해도시의 변화 스토리로
차별성 강조 심사통과 자신
이르면 연내 등재여부 결론
등재땐 국내외 인지도 향상
생태관광 활성화 기여 기대

울산시가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Flyway Network Site. 이하 FNS)’ 등재를 추진한다.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의 전환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겠다는 행보로, 국내외 인지도 향상을 통한 생태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는 이달 중으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FNS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14일 밝혔다.

EAAFP는 2009년 FNS 개발 및 철새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현재 37개 정부와 지자체 등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시가 선택한 등재 대상지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인 태화강과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 등 55.14㎢에 달한다.

시는 FNS 등재를 위해 크게 4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 대상지 내 물새가 2만 마리 이상 정기적으로 서식해야 한다. 시는 백로와 논병아리 등 물새가 2만1400마리 이상 다수 서식해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정 개체 수가 세계 1% 이상 서식해야 하고, 특정 종이 5000마리 이상 중간 기착지 및 서식지로 활용하는 조건도 충족시킨다는 판단이다.

반면 멸종위기종 보유 부분은 다소 취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랑부리백로와 붉은어깨도요, 흰목물떼새 등이 서식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체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등재된 인천 송도 갯벌 및 남동유수지는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 등 멸종위기종의 집단 서식지인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멸종위기종 보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등재 대상 지역이 국내 유일의 도심 및 공단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징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16곳의 등재지는 대부분 바닷가나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저수지 등이다. 이에 시는 산업수도에서 생태도시로 전환한 울산의 스토리를 활용해 등재 심사에 적극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등재 신청서 작성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문 신청서를 이미 작성한 뒤 영문 번역을 진행 중이다.

시는 또 FNS 등재 기관인 EAAFP의 더그 왓킨스 사무총장을 울산에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도심 속 태화강에서 노니는 철새들의 장관을 보여주며 등재 당위성을 설명한다는 전략이다.

시는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 결과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등재 여부는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울산이 FNS에 등재될 경우 생태도시 울산을 국내외에 홍보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등재 과정을 스토리텔링화해 태화강국가정원과 연계할 경우 생태관광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업수도로 오염됐던 울산의 환경이 회복돼 각종 물새가 돌아오고 있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등재 신청서를 준비하고 있다”며 “FNS 등재는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람사르 습지 등재까지 추진할 계획인데, 이번 등재는 생태도시 공인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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