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외솔기념관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운영위원회에서는 외솔기념관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 박물관인증 심사에서 탈락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웠다. 가장 먼저 나온 대안은 상근직 전문학예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과 친숙한 공간이 되기 위해 병영2동 주민자치회와 기획사업을 하는 방안도 나왔다. 그밖에도 생가-외솔기념관-외솔한옥도서관 연계행사 개최와 외솔시조문학상, 외솔한글한마당 행사와 시너지 효과 확보, 운영위원회 조직 정비, 온오프 홍보채널 다양화 등도 제시됐다. 새로운 방안이랄 것은 없다. 다만 전문가 컨설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볼 만한다.

울산시 중구가 운영하고 있는 외솔기념관이 지난 8월초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박물관 평가인증제’에서 탈락했다. 2회 연속 탈락이다. 울산에서는 울산박물관, 암각화박물관, 대곡박물관, 장생포고래박물관, 옹기박물관, 울주민속박물관까지 6개 공립박물관이 모두 인증을 통과했으나 유일하게 외솔기념관만 탈락했다. 올해 전국적으로 심사대상이 227개였는데 157개가 인증을 통과했다. 외솔기념관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외솔기념관은 울산 출신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인물기념관이기도 하지만 우리말인 한글의 아름다움과 기능성, 한글을 통한 나라사랑 정신을 보여주는 전문박물관이기도 하다. 외솔의 유품과 한글의 변천사, 어린이를 위한 체험실 등이 갖추어져 있다. 외솔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인데다 한글이라는 독창성이 있고, 바로 옆에 생가도 복원해 현장성도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개관 때부터 주목을 끌었다. 2010년 개관한 외솔기념관은 3년만인 2013년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했다.

매년 외솔의 한글사랑 정신을 기리는 한글축제가 대대적으로 열리고 외솔을 주제로 한 뮤지컬 작품도 올릴 만큼 외솔은 울산의 자랑이다. 그런데 그 정신의 중심인 외솔기념관은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숙하고 소홀한 운영으로 개관한지 10년이 지나면서 점점 전문성과 대중성을 잃어가고 있다.

박물관 평가인정제는 2016년 도입된 제도다. 설립한지 3년 이상된 공립박물관과 희망하는 사립박물관을 대상으로 2년마다 인증을 해준다. 설립목적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관리의 적정성,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공적 책임 등 5개를 지표평가로 진행한다. 인증을 받은 박물관은 증·개축 및 리모델링 등의 사업을 할 경우 국비를 신청할 수 있다. 울산이 한글도시로서, 외솔의 고향으로 명성을 이어가려면 외솔기념관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