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심화되는 중소기업...명절 특수 사라진 소상공인

경영난 심화되는 중소기업
코로나에 태풍 피해까지
운영자금 마련에도 허덕
상여금 아예 엄두도 못내

명절 특수 사라진 소상공인
코로나로 손님 발길 끊겨
끝없는 불황 깊은 한숨만
신보 보증수요 지속 증가

“추석이 다가오는게 달갑지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최근 연이어 태풍까지 겹치면서 추석을 앞두고 울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태풍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피해복구로 이중 경영난을, 소상공인들은 실종된 추석 분위기로 매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17일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회사 A사는 지난 태풍으로 파손된 공장과 사무실 등에 대한 복구작업이 진행중이다. A사는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이어 울산을 관통하면서 사무실 지붕이 날아가고 자재가 훼손되는 등 수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A사 관계자는 “아직도 파손된 건물 외벽에 대한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상적인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피해 복구비용까지 더해져 회사가 지속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울주군의 금형회사 B사의 경우 지난해까지 매년 10% 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에 지난해 대대적으로 신규 장비를 들여오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올 상반기 목표치에 절반도 못 미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B사 대표는 “추석이면 늘 직원들에게 어느 정도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상여금은커녕 당장 공장 운영자금 마련도 벅찰 지경이다”며 “시설을 증설하면서 늘어난 대출에 은행융자까지 끌어왔는데,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지역 중소기업 14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지역 업체의 절반 이상인 63.1%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에 올 추석에 상여금을 지급 못 하거나 축소하겠다는 업체의 비중도 50.3%로 조사됐다.

추석을 불과 2주 앞둔 지역 소상공인들도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신용위험도가 높아지는 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울산 동구의 경우 코로나뿐만 아니라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조선업 경기침체 여파로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들의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이종우 월봉시장 상인회장은 “아무리 어렵다 어렵다 해도 코로나가 최근 재확산되기 이전까지는 시장 상인들이 어느 정도 가게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버렸다. 올해는 추석 특수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날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2분기 보증행태서베이’에 따르면 2분기 신용위험 동향지수는 64.5로 지난해 동기보다 27.6p 상승했다.

이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소상공인을 비롯한 보증 이용자의 사고 발생 등 신용위험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올 3분기에도 소상공인의 신용 상황은 코로나 사태 지속으로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에 소상공인들의 보증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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