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봉 ‘어디갔어, 버나뎃’
동명소설 원작 스크린에 옮겨
사라진 버나뎃 심경변화 그려
주인공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입체적인 인물표현 연기 눈길

▲ 마리아 셈플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이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은 제목이 일종의 스포일러다. 과거 건축계의 아이콘, 현재는 사회성 ‘제로’의 이웃인 버나뎃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영화는 첫 장면에서 버나뎃의 행방에 대한 답을 직접적으로 준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연출로 그가 사라진 이유를 설명한다.

최연소 맥아더상 수상에 빛나는 천재 건축가였으나 20년 전부터 창작 활동을 접은 채 남편 엘진(빌리 크루덥), 딸 비(엠마 넬슨)와 함께 살고 있는 버나뎃(케이트 블란쳇)은 이웃들 사이에서 별종으로 통한다. 이웃들과 떨어져 조용히 지내고 싶은 버나뎃의 심기를 사사건건 간섭하는 옆집의 이웃 오드리(크리스틴 위그)와 버나뎃의 일거수일투족을 일러바치는 남편의 비서 수린(조이 차오)이 건드리고, 버나뎃의 까칠함은 폭발한다. 그런 그를 도와주는 것은 온라인 비서 만줄라 뿐이다.

소중하고 친구 같은 딸의 소원인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버나뎃은 자신이 러시아 범죄 조직의 국제 범죄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일밖에 모르던 남편이 버나뎃에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몰아붙이자 버나뎃은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영화는 버나뎃이 왜 창작을 그만두고 까칠한 이웃이 되어버렸는지에 대한 이유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버나뎃의 과거 트라우마와 상처, 예술가로서의 좌절이 현재의 버나뎃을 통해 그대로 느껴진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버나뎃의 심리를 이해하다 보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블랙베리 덩굴처럼 버나뎃의 영역을 스멀스멀 침범하는 자들이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까칠하면서도 애잔하고 때론 귀여운 버나뎃은 케이트 블란쳇을 만나 실제로 있을법한 사람으로 탄생했다. 블란쳇은 예술가로서의 예민함, 엄마의 모성애, 가족에 대한 사랑 등 수많은 감정을 복합적으로 표현해내며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

마리아 셈플이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서간체로 써진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는 데에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꽤 공을 들였다. 그는 “뒤죽박죽 널려 있는 이야기를 각각의 에피소드로 삼고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를 만들었다”며 “그러면서도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차용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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