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지원자 50만명 아래로 ‘뚝’
원격확산·창의성 개발 교육방법 변화
지식수명단축 대응도…대학혁신 필요

▲ 남호수 동서대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입시철이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 입시일정이 연기되고 전형방식에도 변화가 생겨 입시생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곤란함은 대학에도 있다. 학령인구가 바야흐로 급감하는 시점에 이르렀고, 대학교육에 대한 희망과 전망도 악화일로다. 대학 진학률 또한 2006년 82.1%에서 최근에는 70%를 밑돌고 있다. 급기야 1994년 수능제도가 도입된 이래 2000년 최고 90만명 선까지 육박했던 수능 지원자가 올해는 5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와 진학률 감소, 더해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고등교육 현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란 키워드가 대두된 지 5년, 예전에는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 또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그것이 현실화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기도 했으나, 기술의 혁신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속도가 가팔라진 최근 이미 혁신의 변화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혁신기술의 변화가 사회발전을 견인하듯 교육의 변화 또한 촉진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학마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가상현실, 빅데이터, 인공지능 관련 전공이 개설되고, 공학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 분야와 연계된 융합 전공 또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대학의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대학의 기능에 대한 본질적 문제와 회의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기능은 연구와 교육이 핵심이다. 달리 표현하면 지식을 생산, 창조하고, 이를 교육, 전파해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 것에 있다.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나 대학이 직업훈련소로 전락했다고 탓한다. 직업과 교육, 훈련에 대해 매우 왜곡된 시각으로 보이는 견해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과연 대학이 학생의 바람직한 진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과 성과를 줄 수 있느냐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여기에 적합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대학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대학은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가. 미래의 대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원격교육. 인터넷 공간에 지천으로 널린 것이 정보와 지식이다. 거기에는 무료 콘텐츠도 수두룩하다. 공부하고자 하는 동기와 학습 의지가 문제일 따름이다. 원격교육의 확산에서 대학의 기능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강의실과 교수자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어 연결성과 학습의 체계를 정립하고 활용을 촉진해 주면 되는 것이다. 물론 거기에 더해 창조적 연구에 의한 새로운 지식의 생산과 교육은 당연히 더해져야 할 부분이다.

둘째,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 개발 교육이다. 원격교육의 확대로 정보와 지식습득의 효율성이 배가되면 당연히 방대한 캠퍼스의 공간과 교수자에 대한 기능과 역할이 변화돼야 한다. 사회의 문제해결과 창조역량의 개발로 그 기능과 역량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시공을 초월한 메이커 공간, 신개념의 창의적 수업방식 등으로의 변신, 다양한 기능과 역량을 가진 디렉터, 오퍼레이터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새로운 교수진의 구성이 대표적이다.

셋째, 기술 혁신과 변화에 따른 지식의 수명 단축에 대한 대응이다.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식의 수명을 3~4년 정도로 보면 대학 졸업 후 주기적으로 재교육 또는 전환 교육이 필요하다. 그때마다 대학을 다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6개월이나 1년 과정의 마이크로 또는 나노 학위과정을 구축해 생애 주기적 지속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다. 대학은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는 미래형 인재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런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남호수 동서대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