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임정훈 교수팀 공동연구
중추신경계 진화·발달에 따른
수면 조절원리 진화 단서 제공
도파민의 역할, 인간과 정반대

 

뇌 없는 히드라가 사람과 유사한 수면 행동을 보이는 것이 한국과 일본 공동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생명과학과의 임정훈(사진) 교수팀이 뇌가 없는 원시 동물인 히드라가 고등 동물인 사람과 유사한 수면 행동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7일 밝혔다.

또 히드라는 수면을 통해 체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수면 행동이 뇌의 휴식을 위한 고등 동물의 생체활동으로 여겨져 왔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연구다.

하지만 히드라의 수면을 촉진하는 물질은 사람과 달랐다.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사람에게서는 수면을 억제하는 반면 히드라의 수면은 촉진했다. 이는 도파민의 역할이 생물 진화 과정에서 정반대로 바뀌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히드라의 수면 현상을 중추신경계를 갖는 초파리, 인간 등과 비교했다.

▲ UNIST(총장 이용훈)는 생명과학과의 임정훈(사진) 교수팀이 뇌가 없는 원시 동물인 히드라가 고등 동물인 사람과 유사한 수면 행동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7일 밝혔다.

히드라는 원시적 형태를 갖는 말미잘과 같은 자포동물이다. 이번 연구는 원시 생명체로부터 자포동물(히드라)과 절지동물(초파리), 척추동물(사람) 등으로 중추신경계가 점차 발달함에 따라 수면의 조절원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관한 단서를 제공한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동물들이 언제부터 잠을 자기 시작했는지, 중추신경계 진화에 따라 수면의 조절원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등을 추적해 수면의 기원을 찾는 연구에 중요한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그 의의를 밝혔다.

연구진은 ‘무뇌 동물’인 히드라가 잠을 자야 하는 이유도 찾아냈다. 잠은 히드라의 체세포 성장을 촉진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히드라의 수면을 방해하면 체세포 증식이 억제된다. 뇌가 있는 고등 동물은 수면 활동을 통해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기억력에 중요한 신경세포들의 연결고리를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연구진은 히드라의 수면을 조절하는 유전자 찾아내고 이를 다른 생물들과 비교했다.

일본 규슈대학교 타이치 이토 교수팀과 공동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 7일자(현지시각)로 공개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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