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기업과 인재가 몰릴 수 있는 도심융합특구 조성 대상에 울산이 포함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유치전이 시작됐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7일 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심융합특구 최적지가 중구임을 피력하고 공개적으로 유치 의사를 나타냈다. 기초단체의 유치경쟁이 자칫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전국 광역시 5곳에 조성할 계획인 도심융합특구는 판교2밸리와 같이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인프라를 갖춘 고밀도 혁신공간이다. 판교2밸리는 국토부 과기부 문체부 등 5개 부처가 협력해 조성한 산업지구다. 현재 450개의 창업·벤처기업들이 들어왔다. 앞으로 10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심융합특구는 특히 젊은 인재의 유입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지자체가 유치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칫 과열양상을 빚게 되면 갈등으로 인한 후유증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적 판단에 따른 왜곡된 선택으로 인해 도심융합특구의 방향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

박 중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아마도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KTX울산역 인근 복합특화단지가 유력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청장은 “공공기관 이전 완료 후에는 뚜렷한 발전요소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적인 신성장 동력과 자급자족 경제가 필요하다”고 중구에 유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도심융합특구는 잘못된 과거를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조성될 시설은 분명 아니다. 현재 도심융합특구의 선정기준에 가장 가까운 조건을 갖춘 곳을 선택해 빠른 시일 내 성과를 내야 한다. 급변하는 산업패러다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급하게 젊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산업과 문화, 주거가 융합된 특별한 구역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이번 도심융합특구가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제2의, 제3의 도심융합특구를 울산시 차원에서 각 기초단체별로 차례대로 만들어나갈 수도 있는 일이다. 판교2밸리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스페인 바로셀로나 포블레노우, 미국 세인트루이스 코텍스혁신지구, 싱가포르 원노스 등 성공사례가 많은 만큼 지방 경쟁력 회복의 출발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제대로 조건을 갖춘 곳에서 서둘러 특구 조성을 할 수 있도록, 각 기초단체는 경쟁이 아니라 협조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울산지역내 5개 구군의 경쟁이 아니라 이번에 특구조성이 결정된 전국 5개 광역자치단체와의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인재와 연구기관, 적합한 기업 유치가 관건인만큼 빠른 출발이 곧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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