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화강과 어우러진 장소일체형 설치미술

‘손안에 작은 광석’ 주제로

국내외 18팀 20여 작품 전시

울산의 미래 공존 함께 고민

▲ 울산 남구 삼호동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이 거대한 야외전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2020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를 앞두고 11일 참여작가들이 공원 곳곳에서 작품을 설치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2020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가 15~25일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서 개최된다. 현장은 이미 전시가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참여작가들 모두가 각 자의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이미 며칠 전부터 밤낮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푸른 하늘, 더 푸른 태화강을 배경으로 올 가을 태화강을 또다시 문화와 예술로 물들일 설치미술제를 미리 살펴본다.

설치미술은 기존 미술전시장에 소개되는 회화나 조각과 달리 개성적인 진열방식으로 작가의 메시지를 좀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소재가 다양하고 주제가 파격적이며 관람객이 다양한 감각으로 작품을 즐기도록 유도한다.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서 작업되는 모든 설치미술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손 안에 작은 광석’ 주제로 마치 원석과도 같은 태화강의 가치를 예술로 알리고자하는 올해 전시회는 특히 더 그렇다.

그 중 김데몬(홍순명·오정현)의 ‘운석’은 올해의 주제를 글자 그대로 품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운석’은 광활한 우주를 떠다니다 태화강으로 뚝 떨어진 운석을 표현한다. 운석이 지니는 폭발적 가치처럼 우리 주변 태화강이 시민들에게 안겨주는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일본작가 수수무 카와이의 ‘태화강!’ 역시 마찬가지다. 작업에는 사전공모에서 선정된 6명의 울산 연관 어린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관객들은 작품 속 이들의 표정을 공유하며 태화강을 더 행복하고 친숙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다.

미국작가 벤 버틀러는 ‘리버 보우’에 태화강 십리대숲의 자연환경적 특성을 반영한다. 작품의 외형은 울산과 태화강을 대표하며 오랫동안 자생한 대숲 군락의 생명력과 확장성, 식물의 형태적 특징과 물성까지 담아낸다.

장준석의 ‘태화강 은행나무 숲1길’ 작업은 ‘숲’ ‘꽃’ 문자가 새겨진 세라믹 타일로 나무와 나무 사이 산책길을 꾸민다. 작품 제목은 곧 작품이 놓이는 곳의 지번. 숲 사이 굽이 돌아가는 오솔길이 또다른 느낌을 다가오도록 유도한다. 세라믹 타일은 23일 이후 관람객이 가져가 집에서도 예술적 감흥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정혜경 작가는 참여작가 중 가장 먼저 울산에 와 한달 전부터 작업을 이어왔다. 한달째 지속되는 ‘수평회유’(水平回遊) 작업은 1338개의 유리구슬로, 이제는 전설과도 같은 울산귀신고래를 표현한다. ‘1338’은 1911~1964년 울산 앞바다에서 잡힌 귀신고래의 수. 도심 속 국가정원과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공존의 방식을 고민하게 만든다.

박소희 2020TEAF 예술감독은 “태화강국가정원은 산업도시의 동력과 자연환경의 생산력이 생성하는 메커니즘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이에 더해 18팀 20여 점의 설치미술 작업으로 인간의 공생과 도시의 진화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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