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객과 하나되는 ‘체험공감’ 작품들

15~25일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자연스럽게 이동 유도하는

ㄱ자 형태 판넬 조형물 등

작가들 현장 미리 방문해

공간 파악후 메시지 결합

▲ 울산시 남구 삼호동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곳곳에 설치된 ‘2020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들이 자연과 관객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현대미술에서 ‘설치미술’이 기존의 ‘그림’이나 ‘조각과 가장 다른 점은 이미 완성된 작품을 전시장에 두는 것이 아니라 전시할 공간에 맞추어 작품을 만들고 설치한다는 것이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처럼 전시장소가 태화강국가정원이라면, 작가들이 미리 그 현장을 방문해, 본인에게 할애된 공간을 파악하고, 그 환경에 어울리는 최적의 구도와 재료를 선정해, 작가적 메시지와 결합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15일 개막하는 2020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20여점 작품 모두가 이렇게 완성됐고, 일정기간 전시한 뒤 철거된다.

설치미술의 또다른 점은 작품을 앞에두고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작품을 함께 하도록 제작단계에서부터 기획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올해 전시회에도 관객과 하나되어 비로소 완성되는 ‘체험공감’형 설치미술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문호의 ‘당신 곁에 있는’은 나무 판넬 표면에 채색을 했다. ‘ㄱ’자 형태로 나열된 판넬 벽을 따라 관객이 이동하게 만든다. 판넬과 판넬 사이의 틈새로 실제와 가상의 이미지가 교차된다. 우리 안에 내재된 경계심을 주제로 하고 있다.

장성의 ‘무제’는 반투명 소재의 로프로 커튼을 드리운 것처럼 연출된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장막을 자유롭게 관통하고 만질수 있다. 조형 너머의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자 하며. 우리사회 보이지않는 울타리를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민기·박가연 2명의 ‘보석상자’는 구조물 속으로 들어가야 작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천장으로 들어온 햇빛이 관객을 비춰준다. 바람, 빛, 자연의 일상성을 새로운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을 품어주는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

구지은의 영상작업 ‘데이터신의 정원’은 그동안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들이 이미 인간의 미래를 예측하는 신이 되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문명발달, 자본주의, 노동을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들이 다양한 변형으로 화면을 채운다.

최일호의 ‘또다른 본능’은 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것으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리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존재를 암시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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