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기자단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는 기본교과와 아울러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선택 프로그램, 예술과 체육 등을 포함한 자유 학기 활동을 융합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인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있다.

즉 중학교 3년 과정 중에 특정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고 시험 부담 없이 학생들 스스로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교육학자들은 앞으로 2030년까지 현재의 직업 50%가 사라지고 수억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 출산율의 저하로 학교마저도 사라질 수 있으며, 미래에는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평생학습사회가 열릴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그들은 집중력을 배양하기 위해 학습 습관이 형성되는 10세 전후 초등학교 3, 4학년 때부터 다양하고 지속적인 관심 유발을 통해 자발적인 동기 부여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에 학부모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정리해본다면 먼저 그동안 학원이나 학교에 위탁했던 가정의 교육 기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미운 자식에게 먹을 것을 더 주고 귀한 자식에게 매를 든다’는 심정으로 자신의 방 청소를 시켜서 참을성을 배양시키고, 집 안팎의 심부름을 시켜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식 교육이 아닌 인성교육의 생활화를 위해 자녀와 좀 더 대화하며 소통과 공감하기일 것이다. 요즘 스마트폰 및 게임기 등의 무절제한 사용으로 황폐해진 정서를 회복시키는 데는 독서의 생활화가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집안에서 독서 분위기를 만드는데 만약 책이 없다면 신문이라도 읽어야 할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쇄된 문자를 읽는 부모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부모를 대하는 자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울산교육청에서는 무엇보다도 유치원 시절부터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학교 운영 전반에 녹여냄으로써 학생들의 인성 변화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아침 자습시간 30분을 체육활동이 아닌 교내 도서관의 책을 읽는 것으로 정착시켰으며, 다독 학생에 대해 시상하고 각종 교내외 백일장 개최와 참여는 물론이며 특히 가족 독서 UCC대회와 가족 독서 내용을 가족단위의 동기 유발을 시켜 독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폭력은 당연히 없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떠들고 뛰는 일 없이 조신하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은 학생들은 시험지 지문을 읽는 속도가 탁월하여 수능 시험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했다.

끊임 없는 무한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또 많은 급여를 받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성공한 인생일지는 모르지만 결코 행복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소박하며 평범함 속에서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이 행복한 인생임을 깨닫고 한 번쯤 행복한 삶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갖도록 자녀들의 독서 생활화는 요즘 시대 부모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사 주는 것만큼이나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일이다. 동화책 한 권이 생각난다. 아기의 손을 잡고 외출에 나선 엄마는 도시의 멋진 곳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정작 아이가 본 것은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른들의 다리와 신발뿐이었던 슬픈 이야기다. 교육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른들의 눈에 보기 좋다고 비싸고 좋은 것이라고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선생님에게 좋은 것인지, 부모 마음에 드는 것인지, 정말 아이들에게 좋은 것인지 살펴볼 일이다.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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