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정치부 차장대우

울산혁신도시 활성화에 적지않은 역할을 할 신세계백화점의 울산 진출이 예고된건 7년 전이다. 지난 2013년 5월 신세계측이 울산혁신도시 내 중심상업용지 1필지 2만4000여㎡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구가 울산의 새로운 중심 상권으로의 도약도 기대됐다. 지역 백화점 시장 경쟁구도도 남구 삼산동의 현대·롯데백화점에 혁신도시 신세계백화점이 더해지면서 3파전으로 전개되는 분위기였다.

신세계백화점의 울산 진출설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혁신도시는 아니지만 신세계 부지와 인접한 한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 모두 해소됐고, 혁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분양권의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붙을 정도로 신세계 진출 여파가 컸다. 이후 신세계측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졌다. 2016년 2월 울산을 찾은 (주)신세계 장재영 대표이사와 박성민 당시 중구청장이 신세계백화점 울산혁신도시점이 포함된 ‘신세계라이프 스타일 복합센터 건립과 상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탔다.

당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던 장재영 대표이사는 ‘백화점 건립계획이 철회되거나 대형마트로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지역 최대 규모의 쇼핑시설로 반드시 울산혁신도시에 들어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지금까지 신세계백화점을 짓겠다고 했다가 철회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못 박았다. 당초 계획대로였다면 신세계백화점 울산혁신도시점이 이미 문을 열어 지역 백화점 시장 3파전에 뛰어들었어야 하는데, 아직이다. 첫 입점설이 흘러나온지 7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입점 시기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박성민 의원은 (주)신세계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울산부지 개발 계획’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신세계는 2021년 세부 일정을 수립한다. 사업기간을 5~6년 내외로 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곧바로 개발용역에 착수할 경우 2025~2026년 준공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세계 권상근 신규개발담당 상무는 지난 25일 박성민 국회의원이 울산에서 개최한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발전방향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세부 계획을 내년 중 발표해서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내년에 발표한다는 세부 계획에서 곧바로 개발용역에 착수한다는 일정을 세우면 2025~2026년 준공이지만, 수년 후로 잡을 경우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신세계의 울산 진출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힘을 모아도 모자랄 지역 정치권은 소모적인 언쟁만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구의회 여야는 최근 박성민 의원 발 신세계 언론보도와 관련해 “중구민을 기만·우롱하는 처사”(민주당 안영호 의원), “적절하지 않은 발언”(국민의힘 권태호 의원) 등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신세계의 울산 진출은 혁신도시 활성화와도 직결된다. 지금은 언쟁에 소모할 시간이 없다. 신세계의 울산 진출이 무산되지 않도록 여야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이왕수 정치부 차장대우 ws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